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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日 '자극' 美 '부담'…동아시아에 큰 파장

입력 : 2014-11-10 19:11:20 수정 : 2014-11-10 22: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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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외교적 의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경제적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역학구도에도 적잖은 외교·안보적 파장을 낳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중 대사를 역임한 신정승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장은 10일 “FTA라는 게 서로 신뢰하는 국가 간에 맺어지는 것인 만큼 FTA 체결은 한·중 관계에서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중 FTA가 (현재 경색된) 한·일 관계에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TA를 고리로 한·중 관계가 한층 공고해지면 한·미 관계에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한국이 미국 쪽으로 더 가까이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FTA 카드라는 한 방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FTA는 단순히 경제 통상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민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중국 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제스처”라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김기수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한·중 FTA를 추진한 것은 한·미 관계를 견제하려는 측면이 있었다. 미국은 겉으로는 한·중 FTA에 반대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노림수가 뻔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 부상하고 있으나 세계패권은 여전히 미국이 가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들어가 우리의 외교적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TPP 협상에는 멕시코, 캐나다, 호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TPP 협상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인 남궁 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 한·중 협력 강화는 필요하지만 한·중 관계를 무작정 확대해 나가면 미국의 신뢰를 상실하거나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궁 교수는 “통일 전까지는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관계임을 중국에 제시하고 미국에는 한·중 관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중국 측에 한·미 동맹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음을 강조해 미국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미국에는 미국 듣기 좋은 소리만, 중국에는 중국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중이 FTA를 고리로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남북, 북·중, 한·일 관계에서는 잠재적 갈등 요인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중은 여전히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관계이고, 한·일은 대북·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협력 요인이 갈등 요인을 일정 정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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