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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지금 ‘인사 태풍’ 전야

입력 : 2014-10-05 21:02:50 수정 : 2014-10-06 13: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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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간부 전원 사표·직위해제
겉으론 “장관에 부담 안주기위해”, 사실은 ‘박근혜정부 기강잡기’ 관측
사의 간부 기사회생 규모 관심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상 유례 없는 ‘인사 태풍’에 휘말렸다. 김종덕 장관 취임 후 첫 인사를 앞두고 ‘직업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 간부 전원이 사표를 냈거나 직위해제됐다. 일각에서 “박근혜정부가 문체부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사의를 밝힌 간부 중 몇 명이나 구제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문체부에 따르면 사표를 제출한 1급 간부는 최규학 기획조정실장, 김용삼 종무실장, 신용언 문화콘텐츠산업실장, 김성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 원용기 해외문화홍보원장 6명이다. 국민소통실장 자리는 지난 6월 이후 4개월 가까이 공석이다. 문체부 직업공무원 집단의 정점에 해당하는 1급 진용이 사실상 붕괴한 셈이다.

사표 제출의 표면적 이유는 “장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문체부의 공식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인사를 앞두고 있으니까 (새 장관이 단행할) 인사 폭을 넓히고, 인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1급 간부들이) 저마다 자발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동안 숱한 장관 교체에도 문체부는 1급 간부들의 일괄 사표 제출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올해 초 국무총리실 소속 1급 간부 전원이 사표를 내면서 관가가 온통 ‘물갈이’ 파문에 휩싸였을 때도 문체부는 ‘미동’조차 감지되지 않았다. 그래선지 문체부 안팎에선 이번 1급 간부들의 동반 사의 표명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와 문체부의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둘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던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지난 6월 전격 경질된 데 이어 한 달 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마저 ‘면직’이란 치욕적 형식으로 물러났다. 그 사이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이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청와대는 일련의 사태가 문체부 관료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에서 비롯했다고 여겨 단단히 화가 났다는 후문이다. 직접 기강을 다잡으려는 청와대가 1급 간부들의 사표 제출부터 종용했다는 분석이 나도는 까닭이다.

잔뜩 긴장한 문체부 직원들은 1급 간부 중 몇 명의 사표가 수리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김성일 단장의 경우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이 2년 임기가 보장된 개방형 직위란 점, 광주시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이 얼마 안 남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사표가 반려될 확률이 높다. 1급으로 승진한 지 얼마 안 되는 임원선 관장도 구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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