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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또 표절 논란, '베끼기 시비' 언제까지

입력 : 2014-10-05 21:01:37 수정 : 2014-10-06 00: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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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아홉수 소년’ K2 ‘왕의 얼굴’
뮤지컬 ‘9번출구’ 영화 ‘관상’
표절 의혹으로 법정 분쟁
한국 드라마가 잇따른 표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tvN ‘아홉수 소년’과 KBS2 ‘왕의 얼굴’(11월 방송예정)이 각각 뮤지컬 ‘9번출구’와 영화 ‘관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이 의혹이 법정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표절 논란에 불이 붙은 건 두 드라마 모두 핵심 아이디어가 해당 작품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이다. tvN ‘아홉수 소년’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나이가 9, 19, 29, 39살인 네 남자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뮤지컬 ‘9번출구’도 아홉수를 겪고 있는 19, 29, 39살 인물의 이야기를 핵심 아이디어로 삼고 있다. 또 각 인물의 직업도 입시생, 회사 대리, 방송국 PD 등으로 유사하고 19세로 설정된 인물의 이름은 ‘민구’로 같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해당 공연을 본 적이 없고 전혀 참조하지 않았다. 기획의도가 우연하게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9번출구’ 측은 지난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아홉수 소년’에 대한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KBS2 ‘왕의 얼굴’에서 중요한 요소는 관상이다. 조선 광해군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대 차이는 조금 있지만, 허구의 인물인 관상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영화 ‘관상’과 닮았다. 또 인물의 관상을 동물과 짝을 지어 성격을 암시한다는 점도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설정이다.

KBS2 드라마 ‘왕의 얼굴’과 표절 문제를 다투고 있는 영화 ‘관상’ 포스터.
주피터필름 제공
KBS는 “‘왕의 얼굴’은 광해가 서자 신분의 왕자에서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 드라마가 관상을 다루지만, 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창작의 재료로 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관상’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은 ‘왕의 얼굴’에 대해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 지난달 5일 심리를 마쳤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건 모두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지만, 법이 ‘이상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주피터필름 관계자는 “소송을 걸더라도 일단 ‘왕의 얼굴’ 방영이 진행되면 ‘관상’은 드라마화 기회를 영영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피터필름은 MBC와 드라마 제작을 협상 중이었지만 ‘왕의 얼굴’ 편성이 확정되자 중단됐다.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출된 ‘아홉수 소년’은 현재 종영까지 겨우 2회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표절 여부가 논란의 여지 없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판명나기도 어렵다. 창작 활동에 대한 판단이기에 주관적 요소가 개입할 수밖에 없고, ‘저작권 보호’와 ‘자유로운 창작환경 조성’이라는 상이한 지향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표절 논란으로 한국 드라마가 몸살을 앓고 있다. 뮤지컬 ‘9번출구’ 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
CJ E&M 제공
지난 7월, 표절 논란에 시달렸던 드라마 ‘선덕여왕’이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을 표절한 게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전 2심에선 “전체 줄거리가 일치하고 인물 갈등 구조가 상당히 유사하다”며 표절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 만화 ‘설희’의 강경옥 작가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지난 7월 제3자의 중재로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주피터필름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강호의 박찬훈 변호사는 “소송까지 가는 건 양측 모두에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논란이 되는 거 자체가 해당 작품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문화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콘텐츠는 이미 포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다 보면 서로 유사한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커지기 마련”이라며 “결국, 각각 제작자의 양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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