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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못 믿을 경유차 환경기준… 오염물질 ‘펑펑’

입력 : 2014-09-26 06:00:00 수정 : 2014-09-26 08: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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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유로5’ 기준 통과 車 측정해보니 배출허용 기준을 만족해 출시된 경유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달릴 때 스모그와 폐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소화합물(NOx)을 기준치보다 최대 9배 넘게 뿜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실주행 패턴을 반영한 NOx 배출허용 기준 강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5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자동차 실제 주행 시 배출되는 NOx의 양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정상 주행조건에서 배출허용 기준(NEDC 방식)보다 카니발은 평균 1.2배, 베라크루즈는 4.9배, QM5는 5.0배 더 NOx를 뿜어냈다. 또한 언덕을 지속적으로 오르거나 오랜 시간 정체하는 등의 극한 주행조건에서는 각각 3.5, 6.2, 6.2배 더 많이 배출했다. 심지어 기준치를 최대 9.3배 초과한 경우까지 나왔다. 반면 휘발유 자동차는 모든 주행경로에서 배출허용 기준(CVS-75 방식)보다 NOx를 낮게 배출했다.

연구팀은 유로5(경유차), ULEV(휘발유차)의 배출허용 기준을 만족해 출시된 2013년식 경유 자동차 3대(카니발, 베라크루즈, QM5)와 2012년식 휘발유 자동차 2대(쏘나타, 아반떼)로 강남 등 도심경로와 인천공항 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구간, 박달재 등 고개구간, 혼합경로 등 7가지 경우를 실제 주행했다.

NOx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고 산성비와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독성물질이다.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중 가장 높은 비중(30%)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가 주된 배출원이다.

연구를 수행한 한국교통대학교 전문수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는 “자동차 출시 때 이뤄지는 인증시험모드가 실주행 패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인증시험모드에 문제가 있다 보니 NOx 배출허용 기준을 2배 이상 강화한 최신 유로6 기준을 만족한 경유차도 실주행 시 기준치의 7.5배까지 NOx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NOx 배출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빠르게 경유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영업용에 머물던 경유차가 승용차 시장까지 잠식하면서 국내 승용차 판매량 가운데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 42.5%로 급증했다.

또한 올해 7월까지 팔린 약 11만대의 수입차 중 약 70%가 경유차로 집계됐다.

특히 내년 9월부터 유로6 기준을 만족한 경유택시에 화물차·버스 수준의 유가보조금이 지급되면, 경유택시 시대도 본격 열릴 것으로 보여 환경오염 악화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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