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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귀국]'중국 경도론은 오해'…원고 자료 취소 해프닝

입력 : 2014-09-25 19:16:02 수정 : 2014-09-26 0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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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소재 연구기관과 간담회…한반도·동북아 정세 의견 나눠
실제론 中관련 발언은 안해…사전 원고 대부분 취소 이례적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코리아소사이어티’ 등 미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40분가량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는 간담회 몇 시간 전에 박 대통령의 사전발언 자료를 수행 기자단에게 배포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순방기간에는 예정된 행사를 앞두고 ‘말씀 자료’가 미리 뿌려진다. 이날 자료에는 북한 문제, 동북아 정세, 한·미 동맹,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 중에는 “우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전제로 한·중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며, 중국도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미 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심기 불편한 北 대표단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탈북민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북한 리수용 외무상(앞줄 왼쪽)과 관계자들은 회의장 앞자리에 앉아 박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간담회 직후 박 대통령이 현장에서 대부분의 자료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폭 취소를 요청하고 정정 자료를 내놨다. 박 대통령의 현장 발언은 달랑 두 문장뿐이었다. “여러 도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북핵 문제 등 도전과제에 대해 창의적 대응과 다원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게 전부였다. 대신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을 평가하는 참석자들 발언은 한마디씩 ‘친절’하게 소개했다. 청와대가 일부분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는 더러 있어도 대폭 취소를 요청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청와대는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휘말렸고, 기자단은 출국 시간에 쫓겨 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미리 송고한 뒤 공항으로 갔다가 빼거나 고치느라 법석을 떨었다.

국제외교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리나라의 ‘중국 경도론’은 오해라는 취지로 설명하는 내용이 자료에 포함됐던 점이 이번 해프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경도론’ 불식을 위해 이 같은 문구를 넣은 것이 되레 중국과의 관계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박 대통령이 즉석에서 입도 떼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일에서는 그동안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국 외교를 중국중시 노선으로 평가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입장이 언클리어(불명확)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미국 전문가 대상 간담회에서 약간 오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끝으로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캐나다·미국 순방 일정과 유엔무대 외교를 마치고 전용기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전 6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욕=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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