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변호사도 “기본 자료부족해 제대로 된 해석 할 수 없었다” 밝혀
행정미숙으로 재개발사업 분란을 초래하고 있는 부산 수영구가 이번엔 자문 변호사에게 재개발 관련, 자문을 구하면서 부실한 자료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문 변호사의 부실한 답변이 나왔다.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은 조합원들이 향후 변호사와 수영구청을 상대로 재개발사업 지연, 조합원 부담증가에 따른 책임추궁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김모 변호사에 따르면 이달 중순 수영구청 건축과로부터 ‘망미2구역주택재개발조합의 정관 84조 3항(투표방법은 선관위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의 규정에 따라 투표방법 변경이 가능한가’라는 질의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 ‘조합 정관에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 변경도 가능하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합 정관의 법적근거가 되는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20조(정관의 작성 및 변경) 1항 6호에는 조합임원의 선임방법 및 변경에 관한 사항은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같은 조 3항에 조합이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총회를 개최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관할 기초단체장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엄격히 다루고 있다.
도정법 24조(총회 개최 및 의결사항) 3항 1호에도 정관을 변경할 경우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도정법에서 이처럼 조합임원의 선임방법 및 변경에 관한 사항은 정관에 명시하고, 이 정관을 바꿀 경우 총회를 개최해 조합원 과반수가 동의하는 의결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수영구청은 어찌된 영문인 지 이런 핵심 도정법 조항은 자문 변호사에게 자료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수영구가 자문 변호사에게 보낸 자료는 도정법이 아닌 조합 정관 15조(임원) 6항 임원은 도정법 및 이 정관이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합의 선거관리규정에 의하여 선임하되, 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대목이다.
기타 자료로 망미2구역조합이 지난 2012년도에 임시총회를 열어 ‘1인다표제’를 ‘1인1표제’로 바꾼 뒤 정관에 명시한 대목도 들어 있다.
수영구가 투표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총회 때만 1주일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임시기구이기 때문에 절대로 임원선출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조합 정관 69조 5항에는 ‘선관위의 임기는 선임된 때부터 선거가 모두 종료될 때까지로 한다’고 명시돼 있어 임시기구임을 알 수 있다.
임시기구가 임시총회에서 전체 조합원이 투표로 의결한 임원선출 방식을 변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조합 정관 71조(선관위의 업무)에는 투표용지 양식 결정 투·개표 방식 결정 입후보자 등록 등 선관위가 해야할 업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조합 집행부도 2012년도 임시총회에서 1인다표제를 1인1표제로 바꾼 뒤 이를 정관에 명시(87조)한 점을 인정, 이번 총회를 앞두고 선관위에서 비밀투표를 통해 다시 1인다표제로 바꿨다고 확인했다.
‘임원선출 방식’과 ‘투표방식’을 같은 뜻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한 수영구청 건축과 방은진 주무관은 이 개정된 정관 87조에 ‘1인1표제란 용어가 없다’는 이유로, “이 조항을 1인1표제로 볼 수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선관위에서 투표방법 변경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방 주무관의 주장대로 2012년도에 개정된 정관 87조 조항이 1인1표제가 아니고 1인다표제라면, 현 조합 집행부가 지난달 2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선관위 비밀투표를 통해 1인다표제로 다시 변경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선거관리위원회는 임시기구가 맞다”며 “다만 일부 도정법과 조합 정관 등에 규정의 미비가 엿보이는 부분이 있는데다 수영구청이 제공한 자료가 기본적으로 부족해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수가 없었고, 내 주장이 다 맞다고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영구청은 내부문건이라는 이유를 대며 자문변호사 의견서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하지않아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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