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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바람… 세계 에너지산업 지형 바꾼다

입력 : 2014-09-15 19:13:12 수정 : 2014-09-16 0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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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통한 생산단가 하락
부지 확보·출혈 경쟁 난제도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헬골란트섬에는 최근 새로운 관광 명소가 생겼다. 인근 해상에 60층짜리 건물 높이에 에어버스 A380 여객기 날개 크기의 바람개비를 가진 풍력발전 터빈들이 들어서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터빈 1개당 3000만달러(약 311억원)가 투입된 이곳 풍력발전 단지는 연말부터 독일 남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독일을 필두로 세계 각국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붐이 일면서 세계 에너지 산업 지형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태양열과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거듭되는 기술 혁신으로 공급 단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석탄·석유 위주의 기존 에너지 기업들이 생존마저 위협받는 ‘혼돈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NYT에 따르면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선언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성공한 나라로 꼽힌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화석연료 위주 전력 공급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돌리겠다는 내용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발표했다. 약 1조유로(약 1340조원)를 들여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율을 2020년엔 40∼45%, 2050년엔 80%까지 늘리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현재로선 대성공이다. 독일정부는 지금까지 1080억유로를 투입해 ‘신재생에너지로부터 30% 전력 생산’이라는 올해 목표에 거의 근접했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장 먼저 선언한 미국은 2020년 목표가 20∼30%이고 2013년 기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는 2.21%(국제에너지기구 기준)에 불과하다.

독일의 이 같은 성공 스토리는 일정 부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생산 단가 하락 덕분이다. 예를 들어 태양열 패널 공급 단가는 중국 등 관련 기업들의 경쟁으로 최근 5년간 70% 이상 떨어졌다. 또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과 구글은 수십억달러를 들여 전력 공급량에 따라 가내 전력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칩 개발 등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원 전환에 따른 그림자도 존재한다. NYT는 신재생에너지 제품 공급 가격 및 품질에 관한 국가 또는 국제적 기준이 미비한 까닭에 기존 에너지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출혈경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이 일정치 않은 탓에 계속해 화력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여기에 발전단지 부지 확보와 주민들 반대로 내륙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짓는 게 여의치 않다는 점도 독일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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