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확보·출혈 경쟁 난제도

독일을 필두로 세계 각국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붐이 일면서 세계 에너지 산업 지형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태양열과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거듭되는 기술 혁신으로 공급 단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석탄·석유 위주의 기존 에너지 기업들이 생존마저 위협받는 ‘혼돈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현재로선 대성공이다. 독일정부는 지금까지 1080억유로를 투입해 ‘신재생에너지로부터 30% 전력 생산’이라는 올해 목표에 거의 근접했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장 먼저 선언한 미국은 2020년 목표가 20∼30%이고 2013년 기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는 2.21%(국제에너지기구 기준)에 불과하다.
독일의 이 같은 성공 스토리는 일정 부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생산 단가 하락 덕분이다. 예를 들어 태양열 패널 공급 단가는 중국 등 관련 기업들의 경쟁으로 최근 5년간 70% 이상 떨어졌다. 또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과 구글은 수십억달러를 들여 전력 공급량에 따라 가내 전력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칩 개발 등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원 전환에 따른 그림자도 존재한다. NYT는 신재생에너지 제품 공급 가격 및 품질에 관한 국가 또는 국제적 기준이 미비한 까닭에 기존 에너지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출혈경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이 일정치 않은 탓에 계속해 화력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여기에 발전단지 부지 확보와 주민들 반대로 내륙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짓는 게 여의치 않다는 점도 독일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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