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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A to Z] 과도한 창의적 분석은 금물… 강조하려는 내용 명확히 드러내야

입력 : 2014-08-31 20:08:58 수정 : 2014-08-31 20: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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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논술 대비 어떻게
〈기출문제〉

문제 1. 〈가〉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다〉에 제시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시오.(400∼500자)

문제 2.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의 인물 ‘다인’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800∼1,000자)

-2015학년도 건국대 모의논술

〈가〉=개인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삶의 목적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율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는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할 때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의 개성과 신념을 선택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자신을 포함한 공동체적 관계의 영향을 포함하는 것이다. 즉, 개인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공유된 가치와 사회적 배경과 역사, 그리고 공동체가 부여하는 삶의 목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중략…

공동체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개인은 사회적 관계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현실적 존재이다. 개인의 정체성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기보다 공동체적 관계와 가치에 뿌리를 두고, 개인과 사회가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나〉=다수결원칙은 언뜻 보기에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다수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틀린 의견을 다른 의견으로 오인해 커다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재판에는 완충장치로 ‘만장일치’ 제도가 있다.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배심원들은 의논을 통해 만장일치의 의견을 모아야만 한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는 여전히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12인의 노한 사람들’에서는 11명이 유죄라고 생각하지만, 단 한 명(헨리폰다)이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을 가진다. 그러자 다수는 그의 의견이 ‘틀렸다’고 단정짓고, 언짢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물론 정의의 수호자인 주인공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자 그들의 마음은 천천히 돌려지기 시작한다. ‘12인의 노한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12명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갈등관계를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극적으로 묘사한다. …중략… 세상에는 더 많은 옳은 소수의견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도덕’

〈다〉=한국의 현대사는 20세기 산업화, 21세기 정보화 시대로 요약된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추이와 함께 삶의 가치관의 변화도 이루어졌다. 특히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는 세대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인의 존엄성과 개성을 강조하는 개성적 가치와 개인보다는 국가사회의 공동체적 가치를 존중하는 보편적 가치 사이에는 시대별, 세대별 간극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검증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표1과 표2에 제시되었다.

〈라〉
=S#15. 교무실 앞 복도(아침)

광도: (여학생 향해) 넌 학교가 술집인 줄 알아?(머리, 출석부로 치며) 머리 염색한 거 봐라 이거! 이 녀석들이 학기 초부터 빠져 가지고 말야!

광도: (아이들 향해 소리)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 차리지, ‘잘못했습니다, 멍멍’ 실시! 아이들 ‘잘못했습니다!’

해쓱해져 있는 다인, 자신의 운동화 내려다 보고… 둘러보던 광도, 그런 다인 발견한다.

광도: … 넌 뭐야?

다인: (어렵게) … 자, 잘 모르겠습니다.

광도: (황당한 듯) … 뭐?

다인: (어렵게) … 학교에서 운동화 신으면 왜 안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냥 … 운동화 신고 왔거든요.

광도: … 뭐야?

다인: (… 어렵게) 그게 아니더라도, 운동화가 위험해서 못 신는 신발두 아니고 … 왜 이렇게 까지 못 신게 하시는지 잘 이해가….

광도: (말 자르며) 이건 뭐야 이거!(다인 머리 출석부로 퍽)

갑자기 날아온 가격에 옆으로 휘청하던 다인.

광도: 뭘 이해를 못해 임마! 길 한복판에 똥 싸서 잡아 오니까 왜 여기다는 똥 싸면 안 돼요? 잔말 말고 물어! 교칙은 교칙이고 넌 교칙 위반이야! 물어!

그러나 다인, 운동화 보며 앉아 있다. 아까보다는 단호하다.

광도: (가만히 보다가 기가 막힌듯) … 어쭈? 너 지금 끝까지 해보겠다는 거냐?

다인: …설명…해 주세요. 왜 운동화는 안 되는지 이해가 되면 … 바로 물겠습니다.

광도: … 뭐야? 이해? 이해가 안 가면 어쩔 건데? 이 자식이 보자보자하니까-!

재현: 선생님! 참으세요. …중략…

S#16. 동 복도(오전)

벌 서던 아이들, 모두 돌아가고 혼자 남은 다인.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운동화 안 물고 앉아 있다. 복도 끝 혜란과 나영, 다인 보며 수근거린다.

나영: (걱정) 벌써 몇 시간째야 … 저러다 다리 돌 되겠다.

혜란: (퉁) 쟤 좀 너무 튀는 거 아니냐?

나영: 자긴 좋아서 저러겠어? 이해가 안 간다잖아 … (잠깐 생각하다가) 왜 이해가 안 되지? 규율인데.

교무실 앞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벌 서는 다인. -고등학교 ‘문학’

건국대 2015학년도 수시모집 모의논술은 결국 ‘공동체’와 ‘개인’의 가치 문제이다. 이 쟁점은 모든 대학에서 가장 빈번히 출제되는 지점이라 특별히 어려운 주제는 아니다.

건국대는 예전부터 교과서 내 지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문의 난이도도 고교 수준에 부합한다 볼 수 있다. 문제 역시 지금까지의 유형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학생들이 느낄 준비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건국대에서 출제된 기출 문항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것이 논술 고득점을 위한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한 뒤 자료를 통해 적용하고 분석, 해석해 낼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사실적 글쓰기). 그리고 2번 문항에서 이를 토대로 비판하거나 대안을 제시해 자신의 견해를 쓰는 유형을 출제해 왔다(규범적 글쓰기).

따라서 문제 유형에 의해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종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상경계열의 경우 수리논술이 포함되어 있는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상경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인문사회계II〉 문제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수리논술 작성을 위해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제시문의 검토

제시문 〈가〉는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개인은 필연적으로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는 역사와 가치, 관습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며, 공동체가 부여하는 삶의 목적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들은 이미 기존에 공고하게 규정된 규범과 문화에 우선적으로 적응하고 따름으로써 사회화하게 되는 존재이다.

제시문 〈나〉는 개인을 개성적 존재로 보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보편화한 ‘다수결원칙’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다. 의사결정에서 다수의 경향과 결정에 무조건 부합하는 것이 비합리적일 수 있음을 사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는 개인의 개성적 가치와 자율성, 주체적 의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시문 〈다〉는 개성적 가치 존중도와 공동체적 가치 존중도가 시대별, 세대별로 변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세기는 전반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공동체적 가치 존중도가 개성적 가치 존중도보다 높았다. 그러나 21세기가 되면서 노년층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청소년층에서 개성적 가치 존중도가 급격히 증가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신세대의 경우 개인주의적 가치의 강화에 의해 의식에 일정한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시문 〈라〉는 학교 현장에서 벌어진 집단의 규율과 개인의 가치 간의 대립상황이다. ‘다인’의 행동은 개인의 개성적 가치와 자율성을 보여주고, 광도의 경우 집단이 유지하고 있는 규범을 신뢰하고 이를 전달하고 있으므로 사회적 가치를 상징한다.

400∼500자의 짧은 자수로 답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과도하게 창의적인 분석보다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한 대학교의 논술시험 장면.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제 1의 답안 방향


〈가〉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라는 ‘조건’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가〉와 〈나〉를 분명히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에 제시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므로 〈가〉와 〈나〉와 〈다〉가 구체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기본 수업시간에 설명했듯 1번 문항의 논제는 〈다〉의 분석이고, 〈가〉 〈나〉는 이를 풀어나가는 ‘조건’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와 〈나〉는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명시적으로 제시하면 족하다. 〈다〉에 드러난 개인 가치 존중의 양상을 〈나〉와 연결하고, 사회적 가치 존중의 태도는 〈가〉와 연결해 설명하면 된다.

400∼500자의 짧은 자수이므로 과도하게 창의적 분석을 하려 시도하기보다 〈가〉와 〈나〉의 정확한 해석과 〈다〉를 통한 명확한 적용을 분명히 답안에 드러내야 한다. 표 분석에서 강조됐던 1차해석(사실의 특정과 수치의 제시)과 2차해석(의미와 이유의 제시, 타 제시문과의 연결)을 분명히 보여주는 답안이 고득점을 할 수 있다.

◆문제 2의 답안 방향

김윤환 논술단기학교 대표강사·대치 아토즈논술 원장
이 문항은 2개의 소논제로 구성되어 있다.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하는 것이 첫 번째 논제이고 〈라〉의 ‘다인’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이 두 번째 논제이다.

첫 번째 논제는 우리가 배웠던 비교의 구조화를 통해 차이의 지점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라〉의 다인의 행동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쓰는 문항은 건국대의 전통적인 2번 문항 유형이다.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이니 ‘다인’의 행동에 대해 자신의 평가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때 어떤 근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분류화(복수의 근거제시), 구체화(예증의 방식), 기각논의(반박·재반박 구조) 등을 통해 답안의 입체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향이다. 다인의 행동에 대한 평가이니 ‘평가표현의 직접성 원칙’에 따라 두괄식으로 다인의 행동에 대한 찬반을 분명히 드러내고 전제해야 할 것이다. 근거의 충실성과 적합성 등이 주된 채점요소가 되니 근거의 새로운 창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윤환 논술단기학교 대표강사·대치 아토즈논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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