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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항상 한국인의 뿌리 강조하셨죠”

입력 : 2014-08-29 20:10:51 수정 : 2014-08-29 22: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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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한인 후손 로드리게스
109년만에 고국서 첫 학사모
“우리 ‘에네켄(Henequen·멕시코 이주 한인) 후손’에게 분명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멕시코 유카탄 출신인 마가리타 스밀라 게레로 로드리게스(23·여·사진)가 멕시코 이민자 후손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대학의 학사모를 쓰게 됐다.

1905년 1000명의 한인들은 구한말의 지독한 가난을 버티지 못하고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로 가 현지의 에네켄 선인장 농장과 4년의 노예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이 끝났을 무렵에는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쇠망하면서 대부분의 에네켄은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미국·쿠바로 가거나 멕시코 현지에 남았다. 로드리게스 가족은 한인인 증조부가 유카탄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나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항상 ‘한국인의 뿌리’를 강조한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를 배웠고, 2009년 혼자 한국에 유학을 와 이화여대가 시행 중인 개발도상국 여성인재 학위과정 프로그램(EGPP)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다 29일 멕시코 한인 이민사 10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로드리게스는 “아버지가 많이 기뻐하실 것 같다”며 “항상 자식들에게 ‘한국인의 뿌리’를 강조하셨고, 한인 이민자가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를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졸업 전 국내 한 대기업에 입사한 그는 1년간 한국에서 일한 뒤 멕시코 지사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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