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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준석 선장 "정신적으로 좀 문제, 판단 능력 안됐다"며 변명

입력 : 2014-08-29 15:55:46 수정 : 2014-08-29 16: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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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준석(69) 선장이 사고 당시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판단할 능력이 안됐다"고 변명했다.

29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이 선장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그 자신도 재판을 받고 있는 이준석 선장은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증인으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피고측 변호인이 "사고 당시 조타실의 비상벨을 왜 누르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선장은 "그때까지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판단이 안 선 것이냐, 비상벨이 어디 있는지 생각이 안 난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 선장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판단할 능력이 안됐다"고 했다.

이어 "비상벨을 누르면 선내 알람이 울리지만 이등 항해사에게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벨을 누를 생각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검사가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표가 허술하게 작성된 경위를 따지자 이 선장은 "관행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보고표는 승객수, 화물적재량을 공란으로 남긴 채 삼등 항해사가 선장의 이름으로 서명해 운항관리실에 제출됐다.

검사가 "잘못된 관행을 직접 만든 것 아니냐"고 검사가 묻자 이 선장은 "신OO(세월호의 또 다른 선장)이 (삼등 항해사에게)시켰다"면서도 "내가 교육을 시켰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관행임을 인정했다.

세월호 정식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신씨가 정식 선장이고 난 나이가 많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이라고 선장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이 선장은 평형수를 규정보다 안 채우고 과적해 운항한 경우가 많았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화물, 평형수 등과 관련한 질문에 "일등 항해사가 담당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

이준석 선장은 "최종 책임은 선장에게 있지만 고박이나 화물 적재 등은 일등 항해사로부터 '다 잘됐다'는 보고만 받고 출항했다"고 증언했다.

사고 지점이 물살이 센 위험 해역임에도 3등항해사에게 맡기고 침실로 간 이유에 대해 이 선장은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지만 사고가 난 곳은 폭이 6마일, 즉 11㎞ 정도 되는 상당히 넓은 해역"이라며 "항해사(삼등 항해사)가 무난히 잘할 것으로 믿었다"고 해명했다.

이 선장은 과적을 거부하거나 시설 개선요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 부실 고박 등 선장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더듬거나 동문서답해 책임을 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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