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이언스리뷰] 해양산성화의위협

관련이슈 사이언스 리뷰

입력 : 2014-07-23 22:00:18 수정 : 2014-07-23 22:09: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먹이사슬·수산자원에 심각한 영향
조기예보 국제 네트워크 구축 절실
이상 기상, 물 부족 현상 증가, 해수면 상승, 육상 생태계 교란, 사막화, 해양 수온 변화 및 해수면 상승 등 전 지구적 기후 변화 현상이 날로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혁명 이래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해양이 대기 중의 과다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일차적으로 바닷속의 용존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차적으로는 바닷물의 수소이온농도 감소 현상인 일명 ‘해양 산성화’가 나타나게 된다.

정경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해양학
산호초 보전이 주요 이슈화되면서 2007년 발표된 제4차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를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에 의해 해양산성화가 진행된다’는 주장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온난화 현상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학자들이 상당수 있으나 해양 산성화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으며, 아마도 인류가 직면한 가장 위협적인 환경요소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해수를 포함한 용액의 산도나 염기도는 pH로 표현하는데 수소이온 농도와 수산화이온 농도가 같은 순수물은 중성(pH=7)이며 수소이온 농도가 수산화이온 농도보다 더 많으면 산성(pH〈7)이다. 해수는 pH가 평균 8 정도로 약염기성이다. 상당히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지속적으로 녹아 들어 약산성인 탄산을 형성함에도 약염기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으면 실제로는 탄산보다는 그 외 다른 화학종이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탄산에서 수소이온 하나를 해수에 내놓으면 중탄산이온, 그리고 중탄산이온에서 수소이온을 하나 더 내놓으면 탄산이온이 생성된다.

하지만 인간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면 수소이온 농도를 더욱 증가시키게 되며 이를 중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탄산이온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해양생물 골격의 주성분인 탄산칼슘 형성에 필수적인 탄산이온의 양이 감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해양 산성화가 약염기성인 기존의 해수를 산성으로 변하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과다한 이산화탄소의 유입으로 인한 해수의 pH 감소 과정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영향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해양 산성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수의 탄산염 화학 변화는 산호를 포함한 해양생물의 골격 형성뿐만 아니라 기존 골격을 용해시키는 등의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질학적 기록에 따르면 해양 산성화는 이미 과거에 수차례에 걸쳐 발생했으며 약 5500만년 전에 발생했던 해양생물의 대량 멸종의 원인이 됐다. 이 당시의 해양 산성화는 수백만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됐고, 산호초가 회복되는 데 100만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250년 동안에 진행된 해양 산성화로 해수의 pH 값이 약 0.1 정도 낮아졌는데, 이는 과거의 산성화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산성화가 진행된다면 몇 세기 안에 열대 해역에서는 산호가 사라지고 극지역에서는 탄산칼슘 골격을 가진 해양생물의 골격이 녹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먹이사슬과 생물 다양성, 그리고 수산자원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탄산염 껍질을 가지는 어패류의 생산량 감소 및 질 하락 등으로 수산업 종사자의 경제활동에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 산성화 이슈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의 연구를 요구한다. 기본적인 실험방법의 개선 연구로부터 생물학적 석회화와 연관된 유전자 정보 및 발현 등에 대한 연구, 나아가 해양생물의 적응력과 반응을 이해하는 연구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해양환경관리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전 지구적인 산성화 조기예보 국제 네트워크의 구축이 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다.

정경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해양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