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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잔혹·섬뜩… 더위가 오싹

입력 : 2014-07-17 21:02:46 수정 : 2014-07-17 21: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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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식혀줄 부천영화제 호러영화 무더위를 쫓는데 공포영화만 한 게 없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오싹하고 섬뜩한 장면들과 극장에서 틀어주는 빵빵한 에어컨의 냉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한여름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공포영화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에서 보는 게 최고다. 일반 개봉관과는 다른, 국제영화제가 아니고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을 수위 높은 영화들이다. 피칠갑 B급 영화에서 잔혹한 고문 이야기, 사지 절단이 기본인 영화까지 온갖 공포물들이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17일 개막한 제18회 피판은 27일까지 경기도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 잔혹함의 끝, 고어

▲아메리칸 테러(헤일러 가르시아, 미국)=집단따돌림을 당하는 레이의 학교생활은 매일 지옥 같다. 하지만 미치광이 연쇄살인마의 지하실에 감금되면서 ‘진짜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고문 호러 장르와 틴에이저 영화가 절묘하게 결합한 ‘아메리칸 테러’는 소년들의 아주 특별하고도 무서운 성장영화다. 끔찍한 고문을 견디고 연쇄살인마와 대결하며 루저에서 히어로로 거듭나는 소년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하게 만든다.

▲악령의 심판(브라이언 오말리, 아일랜드·영국)=우리 안에 숨어 있는 어두운 그림자와 은밀한 죄악을 들추어낸다. 스코틀랜드의 외딴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찾아오면서 마을에 있는 범죄자들과 경찰 모두 어두운 비밀을 감추고 있음이 밝혀진다. 악인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죄만큼이나 무자비하고 혹독하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토브 후퍼, 미국)=여전히 우리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영화. 감독은 잔인한 장면들을 보여주는 대신 겁에 질린 눈동자, 끊임없이 회전하는 전기 톱날 등의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날카로운 비명을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헨드핼드 등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촬영을 통해 질주하는 듯한 속도감과 사실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수많은 속편과 아류작, 그리고 리메이크 영화들 속에서도 오리지널 ‘텍사스 전기톱 학살’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 시각적 공포를 넘어 고요하게 숨통을 조여오는 서스펜스

▲원 컷-어느 친절한 살인자의 기록(시라이시 고지, 한국·일본)=사회 고발 전문 저널리스트 소연은 연쇄살인범으로부터 자신의 살인 현장을 독점 취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제안을 받아들인다. 범인의 은신처를 찾아간 소연에게 연쇄살인범은 촬영을 멈출 경우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고, 이내 그 현장은 칼부림의 아비규환이 된다.

▲동굴(알프레도 몬테로, 스페인)=외딴섬에 휴가를 온 다섯 명의 친구들은 동굴을 탐험하던 중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좌절하는 그들이 악마로 변해가는 끔찍한 과정을 그린다. 90분간 관객들 또한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의 좁은 동굴 속 숨 막히는 공포를 함께 체험하게 된다.

▲더미인형 홍훈(컬프 칼자룩, 태국)=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플로이 앞에 아버지 죽음이 아버지가 직접 만든 더미인형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남자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친척들 역시 아버지와 비슷한 죽임을 당하자 그의 경고를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인형이 당신의 목숨을 위협한다면? 플로이는 가족들에게 내려진 저주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 공포의 존재, 악마, 악령, 좀비

▲악마의 시종(제임스 사이즈모어, 미국)=악마, 좀비, 악령들이 총출동하는 B급 호러영화의 결정판. 악마에 유괴되어 자란 소년이 또 다른 악마에 의해 지배되려는 세상을 구한다는 당황스런 설정은 물론이고, 느닷없이 출몰하는 좀비와 갖가지 악령들 그리고 너무도 비장한 주인공의 사투는 공포와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게 한다. 수공예 특수효과로 연출한 내장파열 신 등이 인상 깊다.

▲아스모덱시아(마크 카레트, 스페인)=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 깃들인 악령들. 퇴마사 엘로이와 손녀 알바는 엑소시즘을 행하며 악마를 퇴치하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의 세력들과 맞선다. 음산한 정신병원, 기괴한 종교집단 등을 무대 삼아 벌이는 어린 소녀와 악령의 싸움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엑소시스트’, ‘오멘’ 등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식스센스’의 반전이 가미된 스페인 정통 호러.

▲좀비 인어의 습격(호드리구 아라강, 브라질)=브라질의 평화로운 어촌마을이 좀비 인어의 습격으로 피바다가 된다. 상상 속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남아있는 인어에 대한 환상을 무참히 짓밟는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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