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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봄, 암페타민 8정 빼돌렸다가 들통

입력 : 2014-07-11 19:13:00 수정 : 2014-07-13 09: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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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걸그룹 2NE1 멤버 박봄(31)씨가 2010년 암페타민 각성제를 밀반입해 검찰에 적발될 당시 암페타민 중 일부를 감추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암페타민 각성제가 불법인지 몰랐다던 최근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감춘 암페타민 각성제 가운데 일부를 끝내 회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수사의 특성상 검찰은 박씨가 빼돌린 마약류의 최종 종착지를 확인했어야 함에도 이를 파악하지 않은 것인데, 사건을 은폐한 의혹마저 일고 있다.

◆암페타민 증거 인멸 시도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 세관은 2010년 10월12일 박씨가 밀반입한 암페타민 각성제 82정이 든 소포를 발견해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과 세관은 이 가운데 3정을 소포 약물이 국내법으로 금지된 약물이 맞는지 감정하는 데 썼다.

검찰은 엿새 뒤인 10월18일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 방식으로 암페타민 각성제 79정이 담긴 소포의 이동 경로를 뒤쫓았다. 검찰은 소포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박씨 숙소로 보내진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당일 자정을 넘겨 박씨 숙소에 들이닥쳐 소포 수령을 확인한 뒤 암페타민 각성제를 회수했다.

그런데 당시 검찰이 박씨로부터 회수한 암페타민 각성제는 71정이었다. 검찰이 박씨에게 사라진 암페타민 각성제 8정을 제출하라고 하자, 박씨는 며칠 뒤 검찰에 4정만 제출했다. 박씨는 나머지 4정에 대해선 “2정은 먹었고, 2정은 잃어버렸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진 약물은 어디로 갔나

박씨가 암페타민 각성제 일부를 감춘 것은 해당 약물이 불법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박씨는 당초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8정 가운데 2정을 자신이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암페타민 각성제를 국내에서 구할 수 없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숨겼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박씨가 불법행위 규모를 줄이고자 증거 일부를 숨기거나 없애려 했을 수도 있다.

당시 검찰은 암페타민 각성제 일부를 끝내 찾지 못했음에도 박씨 사건을 입건유예 처분했는데 이 역시 의문이다. 박씨가 당시 나머지 2정도 복용했거나 향후 복용을 위해 숨겨뒀을 수 있다. 혹은 제3자에게 암페타민 각성제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라면 박씨가 복용한 것보다 문제가 더 크다. 마약류 밀반입뿐 아니라 공급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검찰이 당초 암페타민 각성제를 마약류로 인지했기 때문에 통제 배달한 것”이라며 “마약류의 행방이 묘연할 경우 최종 행방을 찾는 게 기본인데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마약수사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밀반입한 암페타민 각성제 82정 중 검찰이 인천시에 폐기를 의뢰한 개수는 총 75정으로 확인됐다. 82정 중 3정은 검사용으로 검찰이 사용했고, 나머지 79정 가운데 회수 못한 4정을 제외한 75정만 폐기처분한 것이다. 압수한 암페타민은 2011년 3월 인천시에 넘겨졌고, 인천시는 이를 건네받은 지 25개월 만인 2013년 4월 폐기했다.

검찰은 그러나 2010년 박씨 사건 외에 추가로 적발했던 2건의 암페타민 각성제 207정이 인천시에 인계될 당시 서류상 215정으로 둔갑한 경위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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