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눈치·소신파 구분… 셈법분주 7·14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 의원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각 8일 출마를 선언하고 10일 선언할 예정인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 중 한 명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대에서 당 대표는 여론조사(30%)에다 책임당원 15만명, 일반당원 3만명, 대의원 1만명 등 20만명을 대상으로 한 현장투표(70%)를 합산해 선출한다. ‘당심’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역대 전대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의원 줄세우기가 이번처럼 당심 비중이 큰 경우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원내외 당협위원장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기 당대표는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해 의원이 줄 한번 잘못 서 눈밖에 나거나 밉보이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의원은 크게 ‘관망파’, ‘눈치파’, ‘소신파’로 구분된다.
상당수 의원은 여론추이를 지켜보는 ‘관망파’에 속한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역대 어느 전대보다 신경이 쓰이고 어렵다”며 “지금은 관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분위기가 한쪽으로 기울면 의원들도 부담없다”며 대세론 형성을 은근히 바랐다. 한 초선 의원은 최근 지역의 핵심당직자로부터 ‘어느 쪽에 줄서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좀더 기다려라”며 결정을 유보했다고 한다.
‘눈치파’도 꽤 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국회에서 두 사람을 늘 만나는데 안 도와주면 서로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1인 2표를 행사하는 데 정말 골치 아픈 의원은 서, 김 의원에게 1표씩 투표하라는 입장을 핵심당원 등에게 밝혀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김, 서 의원이 주도하는 세미나에 참석 여부를 놓고 머리를 굴리고 있다고 한다.
‘소신파’도 있다. 영남권 한 의원은 “서 의원을 밀기로 했다. 김 의원이 서운해할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중부권 한 의원은 “서 의원이 몇 번 보자고 했지만 피했다. 처음부터 의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