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종교 민간 외교사절인 한국 평화대사의 일본 교육 때마다 장소와 숙식 등을 제공해온 도쿠노 에이지(60)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회장은 “내년이 한일수교 50주년인데, 한일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열망했다. 그는 평화대사를 대상으로 한 50분간의 특강에서 ‘일본에서의 통일운동’을 주제로 잔잔하고 명료하며 재치 있게 내용을 풀어놓아 청중을 압도했다. 그를 통해 듣는 일본 선교 역정은 영화처럼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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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쿠노 에이지 회장은 “초종교 외교사절인 평화대사가 한일 양국 평화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초대 일본 협회장 구보키 선생의 등장도 한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최 선교사는 통일교 일본인 1호 마쯔모토 미치코(松本道子 1916∼2003) 여사를 전도했고, 1962년 교인이 6명으로 불어날 무렵, 일본의 신흥 불교 입정교성회 회장 비서였던 구보키 오사미(久保木修己 1931∼1998) 선생을 알게 된다. 당시 입정회는 교인이 500만명으로, 지금의 창가학회보다 더 컸다고 한다. 구보키는 통일교를 알아보기 위해 회원들을 데리고 40일 수련에 참석했다가 감화돼 입정회를 탈퇴하고 그 길로 통일교에 몸담았다. 훗날 입정회 회장직까지 예약돼 있던 구보키 선생이 통일교에서 시작한 일은 폐품 수집. 검은 테 안경을 쓴 단정한 지성인 한 사람이 찌그러진 그릇 등을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한 장의 사진은 일본 선교사의 금자탑처럼 남아 있다. 구보키는 몇 년 후 초대 일본 협회장이 됐고, 일본 통일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1965년 문 총재님께서 일본 유학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셨을 때는 교회 멤버가 500명이나 됐어요.”
일본 가정연합 역사는 일본 신도들의 피와 땀, 눈물로 점철돼 있다. 목숨을 건 공산주의자들과의 투쟁을 비롯해 해외 선교지 개척과 선교자금 모금, 국제합동결혼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크다. 가정연합의 첫 순교자도 일본인 선교사 가운데 나왔다. 그런가하면 한일 안보세미나, 한일 청년대학생 교류, 한일 문화교류, 한일 해저터널 추진, 한일 지식인 간담회, 평화대사 교육 등 한일 양국의 우호 증진과 화합을 위해 쌓은 업적 또한 눈부시다.
“문 총재님의 가르침은 남달랐지요. 원수 간인 두 나라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서로 국제결혼을 통해 혈통으로 맺어지는 길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같은 손자손녀를 갖게 되면 싸울 수 없다는 뜻이었죠. 국제결혼의 더 큰 목적은 국경을 철폐해 지구촌을 한 국가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현재 가정연합이 배출한 한일 커플은 1만쌍을 헤아린다. 그중 일본에 3000가정이 살고 있다. 일·미 커플도 1500쌍, 일·아프리카 커플도 20쌍이나 나왔다. 사실상 합동결혼식 기네스북 기록은 가정연합이 모두 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지려면 양국이 육로로 연결돼 서로 활발히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쿠노 회장은 한일터널 건설을 주창한 문 총재의 가르침을 받들기 위해 ‘한일터널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K-팝의 영향 등으로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은 대부분 좋으며, 한일터널을 뚫는 데 기술적 장애는 없다고 말했다. 2027년 시속 500㎞의 자기부상열차가 나오면 서울∼도쿄를 4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일터널을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화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당시 한일터널포럼 대표)이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일본에서 만났던 일을 소개하고 “서로 신앙은 다르지만, 한일터널에 대한 애착이 강렬했던 분으로 기억된다”고 회고했다.
도쿠노 회장은 고교 1년 때 통일교에 입교했다. 도야마 대학 경제학부를 나와 20년 가까이 일본 대학원리연구회(CARP)와 청년들을 교육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00년에 일본 가정연합 부회장으로 취임했으며, 미국 시카고 교구 인턴십을 거쳐 아프리카와 중국, 유라시아 대륙 선교 책임자로 활약했다. 2008년 제 11대에 이어 2012년 제 13대 일본 가정연합 회장에 올라 오늘에 이른다. 그는 천주평화연합(UPF)과 평화대사협의회 일본회장, 국제하이웨이재단 회장도 겸하고 있다.
그는 선문대에서 7개월가량 한국어를 익혔는데, ‘대장금’ ‘주몽’ ‘허준’ 등 틈만 나면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한국드라마 광팬이 됐다. ‘겨울연가’는 대사를 음미할 정도였다. 재미가 붙자 한국 드라마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에는 충효열 사상이 녹아 있고, 특유의 아름다움과 비전, 철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눈물과 감동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유학이 끝날 무렵에는 한글학회 주최 스피치대회에 선문대 대표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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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초대 협회장 구보키 오사미(오른쪽) 선생이 1960년대 초 교회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폐품 수집을 하고 있다. |
한일 간 가교가 돼온 평화대사 교육은 내달에도 일본 지바현 우라야스시 일심특별연수원에서 계속된다.
지바=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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