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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기 장관 “정보통신기술 활용 재난대책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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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20 19:17:59 수정 : 2014-05-20 22: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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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안전한 나라’ 만들 것"
하반기 통신료 인하안 내놓을 것…가입비는 내년부터 완전히 없애
 세월호 참사는 과학기술계에도 충격과 더불어 과제를 안겼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재난안전 관리체계를 하루빨리 확립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이 주어진 것이다. 2012년 기준 재난·재해 및 안전사고 분야 연구·개발(R&D) 비중은 전체의 1.1%인 1780억원에 그쳤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12년 기술수준평가에 따르면 이 분야 전략기술의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72%이고, 기술 격차는 6.3년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사고를 예측해 대비토록 하거나 예방책을 마련하는 R&D에 힘써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셈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진두지휘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ICT 기술을 활용해 끔찍한 재난·재해를 막는 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그 첫 번째 단추는 민간 전문가와 미래부의 재난·안전 핵심 인력으로 구성된 ‘재난 및 안전관리의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19일 “태스크포스를 꾸려 재난과 안전관리의 실태를 심층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2차 재난 및 안전관리기술개발 종합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연구에 들어간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 종합 실천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난이 일어나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다중 이용 시설과 실험실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 사고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최 장관은 전했다.

-축적된 과학기술 역량을 적극 활용해 재난·재해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종합 실천과제 11개 중 4개가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비와 구조 서비스의 개발을 위한 안심서비스 구축과제가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 방사선 물질의 확산과 영향을 통합적으로 감시·예측하고, 그 피해를 줄이는 기술개발도 궤도에 올랐다. 신·변종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조기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도로 경로별 기상, 미세먼지를 국민에게 예보하는 시스템도 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연구가 얼마나 신속하게 실생활에 접목될 수 있는가.

“현재 진행 중인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과제는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부처 간 ‘칸막이’로 기술 실용화가 늦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재난·재해 대응 기술을 여러 관계부처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개별 부처가 독자적 연구개발에 매달리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통 3사가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지만, 고액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수만 혜택을 보고 있다.

“8만원선인 무제한 요금제를 4만∼5만원선으로 내려 시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가입자가 대폭 늘어 트래픽이 폭발하면 감당할 재간이 없다.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당장 유효한 주파수가 있어야 하고, 이통사 투자도 뒤따라야 한다. 6월까지 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통신요금제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신요금 인하 방안은 순항하고 있는지.

“가입비는 계획대로 올해 50%를 깎고, 내년부터 완전히 없앤다.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는데, 단말기 사용료 부담이 큰 것도 원인이다. 우리는 단말기 교체기간이 평균 16개월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2위 국가가 24개월 정도인데, 이 정도로만 늘어도 단말기 가격 부담이 3분의 1이나 줄어든다. 전체 가입자로 보면 한 달에 2만원 꼴로 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고가 단말기 가격이 20만원 정도 싸졌는데, 10월부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돼 번호 이동에 따른 단말기 교체가 제한되면 더 내려갈 것이다. 통신 이용료 인하도 지속적으로 유도해 소비자의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단계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통신요금 인하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하던데.

“고가 휴대전화만 고집할 일은 아니다. 프리미엄폰이 지원하는 기능을 다 쓰지 않는다면 중저가 단말기도 괜찮다고 본다. 소비자가 본인에 맞는 단말기를 선택하면 출고가는 자연스레 내려갈 것이다. 통신 이용료는 소비자 본인이 쓰는 데이터와 음성통화에 따라 제일 적정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싸게 먹힌다. 이통사들이 요금 플랜을 많게는 200개까지 늘리도록 유도해 소비자 요구를 맞추도록 하겠다. 미래부에서 ‘스마트 초이스 앱’을 개발했는데, 여기에 자신의 3개월간 요금 고지서 내용을 입력하면 어느 요금제가 가장 잘 맞는지 안내해 준다.”

-이통 3사 영업정지가 풀려 다시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

“이통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어겨 미래부로부터 영업정지까지 받은 마당인데, 이것마저 어기면 우리도 법적으로 고발하는 것 외에 어쩔 방법이 없다. 그 결과 해당 이통사 최고경영자(CEO)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법적으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게 돼 있다. 벌금만 받더라도 자격조건을 따져보면 CEO를 관둬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최문기 장관은… ▲1951년 경북 영덕 출생 ▲경북고 ▲서울대 응용수학과 ▲고려대 산업공학과 대학원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대학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고속정보통신연구부장 ▲한국정보통신대학교 IT 경영학부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회장

-방송현안을 두고 방통위와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14일 최성준 신임 방통위원장과 처음 만나 실무단계부터 협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연말까지 700㎒대역의 주파수를 어떻게 활용하고, 초고화질(UHD) 방송은 어떻게 활성화할지 제도적인 부분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국민이 UHD 방송을 보고 활용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

-올해 들어 정부 출연 연구소(출연연) 22곳을 모두 돌아봤는데, 어떤 주문을 했나.

“박근혜 대통령이 출연연을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의 연구소로 자리를 잡아달라고도 부탁했다. 대통령 지적처럼 출연연이 과거 대기업 성장에 기여한 것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해 키우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출연연을 돌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벌떡 일어나라고 야단도 치고, 격려도 했다. 중소·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창업기업을 배출하는 역할에 힘써달라고 독려했다. 사업화에 연결되는 실질적인 연구를 중심으로 서로 경계를 허물어 융합연구에도 힘써달라고 강조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출연연이 침체한 배경을 짚어달라.

“정부의 성과 평가방식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응용·산업화 연구도 기초·원천연구처럼 논문으로만 평가했다. 응용·산업화 연구에서 논문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그 기술을 기업이 가져가 사업화를 잘해 상품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논문으로만 평가하다 보니 출연연이 사업화에 신경을 쓰지 않는 폐단을 낳았다. 자연스레 기술을 가져다 쓰는 중소기업도 줄어들었다. 기초연구는 이에 특화된 출연연으로 몰아 연구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했어야 했다. 이번 정부 들어 응용·산업화 연구 평가에는 논문을 안 따지고 있다. 특허가 인용돼 얼마나 잘 쓰이는지, 연구 대가로 받은 기술료는 얼마나 되는지 평가해 사업화를 독려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최근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공과대 혁신안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공대는 산업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제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도 해야 했다. 교수 평가를 논문으로 하니까 공대 전체가 논문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교수를 뽑을 때도 논문이 얼마나 많으냐로 결정한다고 한다. 학생을 실무적으로 가르치고, 실제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많은 이들도 교수가 돼야 했는데, 지금까지 관행으로는 불가능하다. 산업체에서 20∼30년 근무한 현장 전문가를 대학이 데려와 쓰면 정말 효과가 클 것이다.”

대담=최현태 산업부장
정리=황계식, 사진=김범준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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