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의 천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이 땅에서 ‘정의’를 이야기함이 무색한 것은 그들이 부르짖던 말을 여전히 힘주어 이야기해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즉, 왕후장상의 씨는 여전히 따로 있는 일들을 목도할 수 있다. 우리나라 20대 청년 10명 중 9명은 대한민국을 ‘불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가 최근 재단법인 아산정책연구원과 ‘연고주의에 대한 인식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이다.
‘순자’의 가르침에 귀기울여보자. “공평함은 정치를 다스리는 준칙이다. …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면 백성들이 화목하여 방종하지 않는다(公平者 治理之衡也 … 中平 則民和而不流).”
순자에 앞서 진시황의 생부로 알려진 여불위(呂不韋)는 저서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공정·공평의 귀한 가치와 관련, “태평함은 공정함에서 나온다. 옛 기록들을 살펴보건대 천하를 얻은 이는 공정함에서 비롯됐고, 천하를 잃은 자는 치우침 때문이었다. 이슬과 적절한 비는 한 종류의 사물만 적셔주는 게 아니잖는가(平得於公 嘗試觀於上志 有得天下者衆矣 其得之以公 其失之必以偏. 甘露時雨 不私一物)”라고 역설했던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도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빌 게이츠가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죽을 때도 가난한 건 당신 잘못이다”라고 말한 그 의미를 살리는 세상을 만들어가자.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平得於公 : ‘태평함은 공정함에서 나온다’는 뜻.
平 평평할 평, 得 얻을 득, 於 어조사 어, 公 공평할 공
平 평평할 평, 得 얻을 득, 於 어조사 어, 公 공평할 공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