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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절망에 빠진 부모들…'사고 후 한달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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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11 19:10:29 수정 : 2014-05-11 22: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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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부모 2명 자살기도 11일 오전 1시40분쯤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 근처에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서모(51)씨가 허리띠로 목을 매려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9일엔 역시 사망한 단원고생의 어머니 김모(44)씨가 “아들,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갈게”라는 글을 써놓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다.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크나큰 아픔이 그들을 이처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후 찾아오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사고 후 한두 달이 위험하다”며 “가족과 이웃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스라엘의 심리치료 민간구호기관인 이스라에이드(IsraAID) 전문가들이 11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의 심리상담 지원센터를 찾아 실종자 가족 심리 상담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진도를 방문한 뒤 광주광역시로 이동해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들을 교육했다.
진도=연합뉴스
급성 스트레스 장애(ASD·Acute Stress Disorder)란 본인이나 지인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 등 극심한 충격이 있은 뒤 심각한 스트레스로 감정과 행동에 제약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신이 직접 극심한 충격을 겪은 뒤 발병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성격은 좀 다르나 증세는 비슷하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는 수년 동안 경험하는 이들도 있지만, 보통 사고 후 한두 달 정도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사고 후 3∼6개월 동안은 면밀하게 관찰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세월호 희생자 중에는 올해 17세인 단원고 학생이 가장 많다. 부모 입장에선 17년간 고이 기른 자식이 여행을 떠났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된 현실이 청천벽력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자녀가 하나뿐이라면 그 스트레스의 강도는 미뤄 짐작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자식을 잃은 상실감, 자녀가 당한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자책감을 그냥 두면 자칫 극단적 생각에 이를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의식적으로 빨리 마음을 추스르려 하는 것보다 충분히, 드러내놓고 슬퍼할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족과 이웃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김영훈)는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적절한 반응과 맞장구 등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달라”고 충고했다.

김태훈, 안산=김영석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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