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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았더라면"…참사 경고한 '신호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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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09 16:51:34 수정 : 2014-05-09 18: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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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승객, 어민 "16일 오전 8시 30분 이전부터 배에 이상 있었다" 증언 세월호 참사를 막으려고 했을까. 출항 전 인천항을 자욱하게 감쌌던 안개처럼 세월호 주변에서는 침몰 직전까지 참사를 경고하는 다양한 '신호'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무시되거나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세월호의 출발을 제지한 것은 '자연'이었다.

세월호의 출발일인 지난달 15일 오후 인천항은 짙은 안개로 휩싸여 시정주의보가 내려졌다.

시정주의보는 인천항을 중심으로 시정상태가 500m 이하일 경우 발효된다.

특히 바다 안개는 육지의 안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데 시정 500m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한치 앞도 안보일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전자장비가 갖춰져 있더라도 목표물이 다가오는 것을 알면서도 충돌을 피하기 어려워 출항이 금지된다.

15일 오후 6시 30분 제주를 향해 인천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세월호도 이 안개 때문에 발이 묶였었다.

그러나 2시간 뒤 이 시정주의보가 해제되면서 세월호는 결국 출항했다.

시정주의보가 해제됐더라도 안개가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만약 안개를 핑계삼아 세월호가 출항을 포기했더라면 하는 깊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세월호의 이상 징후는 출항과 동시에 일부 탑승객들의 증언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주로 출항 전부터 기운 듯한 상태였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있다. 과적 때문에 배가 비정상적인 상태가 되자 평형수를 빼내 이를 바로 세운 것으로 보고 있는 수사본부의 수사결과와 비슷하다.

배가 기울어진 상태를 무시하지 않고 승무원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거나 해운조합, 해경이 감시역할을 했더라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세월호는 서해를 지나 내려오는 동안에도 '이상 신호'를 보냈다.

트레일러 기사인 세월호 생존자는 세월호가 출발할 때부터 이상했고 특히 군산 앞바다를 지날 때 15도가량 기운 상태였다고 전했다.

일부 승무원들로부터도 이와 비슷한 증언이 나왔다.

보일러실에 근무한 선원 전모(61)씨도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산 앞바다의 위치라면 사고 발생 2~3시간 전인데 이때만이라도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비극은 막을 수 있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하며 '죽음의 바다' 맹골수도로 들어갔다.

이후 빠른 조류 가운데서 방향을 돌리던 세월호는 복원력을 잃었고 중심을 찾지 못했으며 오전 8시 30분 이후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만다.

사고 직전 세월호가 사고 해역 인근에서 멈춰 있었다는 아직 명확하게 해명 안된 어민의 목격담도 있다.

진도군 조도면 주민 이모(48)씨는 "미역 양식 때문에 새벽 일찍 나갔는데 오전 8시 무렵 큰 배가 멈춰 있었다"며 "그렇게 큰 배가 서 있어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구조작업에도 참여했던 한 어민도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 30분쯤이었다"며 "하얀 배가 가만히 서 있어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그냥 마을로 돌아왔는데 9시 좀 넘어서 이장이 구조작업에 동참해달라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세월호는 출발할 때부터 사고 직전까지 꾸준히 이상신호를 보냈지만 모두 무시되면서 참사를 겪게 된 셈이다.

이후 사고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함은 제쳐두더라도 선장 등 승무원이 이상징후를 감지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는지 아니면 아예 감지조차 하지 못한 채 계속 '죽음의 항해'를 했는지도 수사본부가 밝혀야 할 대목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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