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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셔츠 vs 레드셔츠… 태국 정국 격랑속으로

입력 : 2014-05-07 20:35:14 수정 : 2016-06-30 14: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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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女총리, 2년9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

태국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7일(현지시간) 잉락 친나왓 총리 해임을 결정하자 정파 간, 지역 간 대립이 더 심화하는 양상이다. 태국 민주당 등 야당 세력은 헌재의 이날 결정을 즉각 환영하고 나섰지만 친정부 세력은 강력 반발했다. 차기 내각을 구성하는 총선이 치러지기 전까지 양측은 치열한 세력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잉락 총리는 헌재 결정 후 텔레비전 생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절대 부패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정직의 원칙을 지키면서 국가를 통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상황에 있든 민주주의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없어 슬프다”고 덧붙였다.

잉락 총리는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2001∼2006년 재임)의 친동생이다. 태국 반정부 세력은 잉락이 오빠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정부 세력은 집권 푸어타이당이 장악한 의회가 지난해 11월 포괄적인 정치사면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탁신 전 총리의 정치 재개를 돕기 위한 포석이라며 비난해왔다. 잉락 총리는 지난 6∼7개월 동안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압력에 시달리다 결국 헌재 결정으로 낙마하게 됐다.

헌재는 이날 잉락 총리와 함께 푸어타이당 출신 각료 9명에 대해서도 해임을 결정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의회 해산 후 등장한 현 과도내각이 모두 물러나지는 않아도 된다고 밝혀 정부 부재로 인한 권력 공백 상황은 피하게 됐다. 총리 권한대행에 임명된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부총리 겸 상무장관은 지난주 잉락 총리와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대로 7월20일에 총선을 치러 정국 안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이 정국 혼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태국은 친탁신 세력(레드셔츠)과 반탁신 세력(옐로셔츠), 도·농 간 지지층으로 갈려 7개월째 정상적인 정부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태국 수도 방콕 본부에 모여 헌재의 결정을 지켜봤던 레드셔츠 지도부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적들의 음모”라며 비난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옐로셔츠도 물러설 뜻이 없다. 지난 2월 집권당의 승리로 끝난 조기총선을 무효화한 데 이어 이번 총리 해임까지 이끌어낸 옐로셔츠는 총선 전에 전면적인 정치개혁 및 선거법 개정까지 고나철시키겠다는 의지다. 2001년 이후 총선에서 한 번도 반탁신계가 승리한 적이 없는 것이 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은 탁신·잉락 내각에서 잇따라 주요 장관직에 발탁돼 ‘탁신의 충신’이라는 평판을 얻은 인물이어서 야권은 보다 중립적인 인사가 과도 총리로 임명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옐로셔츠는 이날부터 ‘결전의 날’인 14일까지 매일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푸아디 피츠수완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dpa통신에 “방콕에서 레드셔츠와 옐로셔츠의 시위가 동시에 벌어진다면 심각한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며 “잉락 총리의 사퇴로 정치적 대립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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