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상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계획을 해도 도통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이럴 때 아이와 함께 건축과 역사, 문화 등을 찾아 나선다면 어떨까.
‘건축가 엄마의 느림여행’은 건축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5년 이상 전국의 고택과 사찰, 마을과 전통가옥을 여행하며 기록한 가족 답사여행 가이드북이다. 두 딸과 엄마, 그리고 아빠가 가족여행을 하는 형식을 빌려 전국 열네 개 권역의 고택, 사찰, 정자, 전통가옥들에 대한 정보들을 담아놓았다. 이 책을 따라가며 담양·나주권, 해남·강진권, 전주, 안동 등의 대표적 역사유적과 건축물들을 돌아보는 가족여행을 해볼 수 있다.
‘느림여행’이란 제목답게 ‘여러 곳을 구경하겠다’는 목표 대신 눈앞에 펼쳐지는 산과 들의 모습, 자연풍경, 전통가옥의 모습 등을 충분히 즐기는 것에 방점을 찍은 책이다. 저자는 정보와 함께 답사지를 찾아가는 길의 풍경, 가족들의 교감,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책에 담아놓았다. “영주 부석사의 건축구조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석사 가는 길의 과수원에서 알알이 익어가는 사과와 가을햇살에 감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 그만큼 느긋한 가족여행을 목표로 한 가이드북이다.
건축가가 쓴 책답게 전통 건축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담겨있다. 책의 서두에 전통건축에 대한 미리보기 형식의 정보를 실어 놓은 것. 전문적인 내용과 함께 친절한 해석, 에피소드까지 포함돼 있다. 아이와 함께 우리 역사와 문화를 돌아보는 조금 특별한 가족여행을 꿈꾸거나, 아이를 우리 역사, 문화와 친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반길만한 책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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