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승2패 부진… 두려움 ‘훌훌’, 제구 안정… 송곳 슬라이더 돋보여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이 내셔널리그 같은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1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탈삼진은 8개나 곁들였다. ‘2전3기’에 성공하며 시즌 2승(1패)째를 올린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3.86에서 2.57로 낮췄다.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99개의 공을 뿌렸다. 이 가운데 70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안정된 제구력을 뽐냈다. 최고 구속은 148㎞. 다양한 구질을 선보인 류현진에게 안타를 빼낸 애리조나 선수는 좌타자 미겔 몬테로뿐이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2이닝 동안 무려 8실점(6자책)하는 난조로 패배를 떠안은 류현진은 올 시즌 첫 승 제물이었던 애리조나와 재대결에서 자존심을 되찾고 두 번째 승리까지 챙겼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류현진이 올시즌 들어 애리조나의 천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애리조나와 5번 맞붙어 1승2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3.00보다 훨씬 높았다. 대표적인 타자 친화구장인 애리조나 홈구장 체이스필드와의 궁합도 좋지 않아 류현진은 지난해 세 차례 체이스필드 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74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상대 타자 중 유독 폴 골드슈미트와 애런 힐에게 약했다. 골드슈미트와 힐은 지난해 류현진과의 대결에서 각각 타율 0.500, 0.625를 기록한 가운데 홈런도 하나씩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올시즌 들어 애리조나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냈다.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애리조나 타선에 피안타율 0.300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올해 첫 맞대결에서 18타수 2안타(0.111)로 설욕했다. 이날도 류현진은 3, 5, 6, 7회를 삼자범퇴로 막는 등 23타수 2피안타(0.087)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유해길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