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수년 동안 전국 48개 대학에 신입생으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남학생 A군의 실체를 추적했다.
A군은 '엑스맨'으로 불리며 6년 여간 서울 명문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며 신입생 행세를 했다. 그는 신입생을 사칭하며 선배들에게 밥을 얻어먹거나 돈을 빌리고 오리엔테이션과 동아리 모임에 참석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단체사진을 찍고, '수능 만점자'라고 자신을 소개해 의아함을 샀다.
A군을 접한 학교 학생들은 A군이 아침부터 밥을 사 달라고 하고, 잠잘 곳을 부탁하는 등 형편이 어려워보였다고 진술했다. 신분을 도용당한 학생은 '엑스맨'으로 추정되는 학생으로부터 문자로 협박을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A군과 함께 고등학교를 다닌 동창들의 증언에 따르면 A은 내성적이고 조용한 학생이었다. 또 66평형에 달하는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형편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한 대학 도서관에서 A군을 만났다. A군은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다. 신입생 모임에 가면 내게 관심 가져주는 것이 좋았다"고 '엑스맨'이 된 이유를 털어놨다. 또 그는 "누나들이 소위 명문대에 갔지만, 내가 재수로 들어간 대학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명문대를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 시선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이에 정신과 전문의는 A군이 반복된 거짓말을 진실로 믿게 되는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의는 "이미 거짓말이 자신의 의지를 벗어났다. 이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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