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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신의 전사’, 테러도 막지 못한 한 남자의 가족애

입력 : 2014-04-13 07:17:05 수정 : 2014-04-13 07: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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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과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테러리스트 아메드. 한 순간의 결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뀐다. 최후의 선택을 눈앞에 둔 순간 개구쟁이 아들의 목소리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영화 ‘신의 전사’는 1994년 아르헨티나 최악의 폭탄 테러 사건을 소재로 무슬림 테러조직의 일원인 아메드(모하메드 알칼디 분)와 그를 쫓는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요원 다비드(반도 발라밀 분)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의문의 조직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어린 아메드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그 후 테러리스트로 키워진 그는 1994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젊은 의사로 위장하라는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기위해 가정을 꾸린다. 시간이 흐르고 테러 명령을 받은 그는 가족의 품을 떠나 조직의 은신처에 도착한다. 한편 어린 시절 참혹한 테러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한 다비드는 필사적으로 테러조직을 쫓는다.

아메드는 차례로 테러를 실행하는 일원들을 보며 마음의 준비를 한다.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된 그는 아들과 마지막 전화 통화를 하고 가족의 뭉클한 사랑을 느낀다. 그 사이 다비드는 테러조직의 흔적을 발견하고 아메드 가까이에 접근한다. 결전의 날 아메드는 테러를 포기하고 가족을 택한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조직원들에게 붙잡힌 아메드는 죽음의 순간 다비드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이 영화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미화도 어떤 정치적인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테러리스트들의 내적 고뇌와 아픔을 그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애와 생명 존중 등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아메드가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또래아이를 보고 테러를 멈추고 다비드가 다 잡은 아메드를 보내주는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조엘 노보아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액션이나 그래픽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그린다. 아울러 아메드를 통해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폭탄 테러를 자행하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의미심장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번 보고 마는 단순한 액션 드라마가 아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 

나소영 기자 e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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