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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햄버거, 영양성분 표시의 사각지대

입력 : 2014-04-13 09:20:05 수정 : 2014-04-13 0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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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판매하는 일부 외식업체가 '한정판' 제품을 이용해 교묘하게 '어린이 기호식품 등의 영양성분 표시기준'을 피해가고 있다.

1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KFC는 한국 진출 3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제품인 '오리지널 더블다운' 버거를 출시했다.

햄버거는 어린이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로 열량을 포함한 영양성분 표시 대상이지만 KFC 홈페이지 메뉴 소개란은 물론 매장 안내판에도 영양성분은 물론 원산지 표시도 돼있지 않다.

KFC 측은 이에 대해 "현재 외부 기관에 의뢰해 열량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표시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출시후 90일까지는 열량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영양성분 파악도 안됐지만 규정상 문제가 없는 만큼 우선 제품을 판매한다는 뜻이다. 

현행 '어린이 기호식품 등의 영양성분 표시기준 및 방법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햄버거와 피자, 아이스크림류, 제과·제빵 등을 판매하는 영업자는 연간 90일 이상 조리·판매하는 식품의 열량, 당류, 단백질, 포화지방, 나트륨 등을 기준에 따라 표시하도록 돼 있다.

당국은 당초 제품의 레시피 미세 조정이 가능하도록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인데, 이런 규정의 허점을 악용해 연간 90일 미만 기간만 판매되는 '한정판' 제품이 영양성분 표시 없이 판매되는 것이다.

지난 2월 재출시돼 무려 100만개 이상 판매됐다는 버거킹의 '콰트로 치즈버거'의 경우도 영양표시 없이 판매되는 제품이다.

버거킹은 지난해 8월 처음 출시될 당시 이 제품을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만 판매했고, 올해는 2월28일부터 4월24일까지 56일 동안만 판매할 계획이다.

KFC의 '오리지널 더블다운' 역시 판매기간이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50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획된 판매기간 중에는 영양성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 밖에 롯데리아도 이달 초 만우절 이벤트 기간에 '포크커틀릿버거'를 한정판 메뉴로 판매하면서 영양성분 표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업체가 한정판 메뉴의 영양성분 표시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한정판 '행운버거'를 판매하면서 제품 사진에 자발적으로 열량을 표시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제품을 한정판으로 판매하면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한정판 제품을 단순히 영양성분 표시 기피 수단으로만 활용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일부 업체의 경우 영양성분 표시 규정의 허점을 악용해 인기있는 한정판 메뉴의 판매기간을 조정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영양성분 표시에 90일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신제품의 레시피를 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둔 것인데, 이를 악용한다면 문제"라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지를 판단해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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