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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타’ 이지은 “제대로 된 악역 해보고 싶어요”(인터뷰)

입력 : 2014-04-11 14:12:36 수정 : 2014-04-11 14: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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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기억하는 배우 이지은은 착하고 지고지순한 이미지다. 그런 그가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깐깐한 영어 선생님 안효진 역을 맡아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그는 바짝 묶은 헤어스타일에 빨간 뿔테 안경을 끼고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마녀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비록 비중 있는 역할은 아니지만 착한 가족드라마에서 당차고 할 말 다하는 안효진 캐릭터는 단연 돋보였다.

“드라마에서 안경이 인상적이었나 봐요. 평소에 운전할 때만 안경을 쓰는데 가끔 벗는 걸 깜빡하고 다니면 다들 알아봐요. 특히 어르신 분들이 많이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식당아주머님들도 알아보시고. 저번엔 학생들이 제 뒤에서 마녀쌤이라고 소근 소근 거리기도 했어요.(웃음)”

이지은은 2012년 KBS2 드라마 ‘사랑아 사랑아’에서 함께 작업한 이덕건 감독과의 인연으로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 출연하게 됐다. 그런 감독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이 맡은 안효진 캐릭터를 철저히 연구했다.

“안효진 역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누구보다 세고 강하지만 사랑하는 남자한테는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같은 여자라고 생각하니까 쉽게 그려지더라고요. 작가님과 상의한 끝에 안경을 쓰고 긴 머리를 하나로 묶어서 깐깐한 성격을 드러냈어요. 또 ‘여왕의 교실’에서 근엄한 선생님으로 나온 고현정 선배님의 연기도 보면서 안효진를 떠올렸죠.”

그의 말대로 극중 안효진은 정말로 구세준(이주현 분)에게 헌신적이다. 그럼에도 구세준은 공정자(정시아 분)와 하룻밤을 보내고 “책임을 지겠다”며 약혼자인 안효진에게 파혼을 선언한다. 과연 현실에서 이런 남자를 만난다면 어떨까.

“구세준은 모두가 미워하는 안효진에게 유일하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사람이예요. 그만큼 사람 자체는 훌륭하죠.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성실하고 열정적인데 그 점이 안효진에게 큰 상처가 됐잖아요. 실제로 그런 남자를 만난다면 저는 싫어요. 저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남자가 좋아요. 외사랑은 힘들잖아요.”


이지은은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로 유명하다. 군더더기 없는 몸매와 서구적인 외모는 어릴 적부터 그를 ‘진해의 왕조현’으로 불리게 했고 자연스럽게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게 됐다. 그 뒤 MBC 27기 공채 탤런트 시험까지 합격했다. 탄탄대로만 갈 것 같은 그의 인생에도 험난한 가시밭길은 존재했다.

“저는 공채 탤런트가 되면 바로 주연을 시켜주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큰 착각이더라고요. 힘들게 배역을 맡아 연기 할 때 제 부족함이 너무 느껴졌어요. 정말 연기자라는 것이 만만치 않은 직업임을 깨달았죠. 그래서 초반에 앞으로의 배우 인생이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됐었는데 이제는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촬영장이 즐겁고 열정적인 제 자신이 가끔 신기하기도해요.(웃음)”

이지은은 그렇게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되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명성왕후’, ‘황진이’, ‘무인시대’ 등 내놓으라하는 유명한 드라마가 눈길을 끈다. 이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연기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은 ‘사랑아 사랑아’고 애착이 가는 건 ‘광고 천재 이태백’이예요. 이 드라마에서 박하선의 운동권 선배로 2회에 걸쳐 등장했는데 굉장히 신선한 캐릭터였어요. 열혈 환경운동가인데 기타를 치면서 시를 읽어요. 기존에 제가 해왔던 착한 역할과는 차원이 달랐죠. 특히나 촬영 전날 대본을 봐서 더 긴장되고 두려웠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정말 신나게 촬영했어요.”

그런 이지은도 20대 시절 열정적으로 연기하지 못한 아쉬움이 늘 남아있다. 그렇기에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그는 천상배우가 아닌가 싶다.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내일이 기대되는 그의 꿈이 궁금해진다.

“이번에 ‘사랑은 노래를 타고’ 안효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제대로 된 악역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무조건 악역을 할꺼야라는 고집은 없어요. 어떤 역할이든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족한 연기력을 열심히 쌓아서 5년 후에는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싶게 만들고 싶어요.”

나소영 기자 e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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