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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삼성현중학교의 특별한 수업시간

입력 : 2014-04-10 06:00:00 수정 : 2014-04-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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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주제로 시 짓고 만화 그리고…
도형 무게중심 배울 땐 과학실험…
“휴지심 위에 삼각형 모양을 올려놓고 그 위에 소금을 부어볼래? 아무렇게나 흩어지는 게 아니라 피라미드 모양처럼 쌓이지? 피라미드 맨 위 꼭짓점이 바로 삼각형의 내심(內心·내접원의 중심)이란다. 왜 소금은 정확히 내심을 만들며 흘러내리는 걸까?”

경북 경산 삼성현중학교의 수학 수업시간에는 낯선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수학 수업인데 과학 실험을 하기도 하고, 국어·사회 수업도 아닌데 토론을 한다. ‘문제풀이식 교육’에서 벗어나 보자는 교장과 교감, 교사의 의지가 맞아떨어져 특별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수업의 형식과 내용에는 제한이 없다. 확률을 주제로 시를 짓거나 만화를 그리고, 로또를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도형의 무게중심을 배울 때는 과학 교사도 참여해 융합형 수업을 하고, 도로 위 속도제한 표지판이나 터널 높이제한 표시는 부등식 수업에 활용한다.

취지는 좋지만, 이렇게 하고도 진도를 제대로 나갈 수 있을까.

경북 삼성현중학교 학생들이 삼각형 종이 위에 소금을 뿌려 내심을 찾고 있다.
“보통 우리나라 수업시간에는 1시간에 20∼25문제를 풀곤 하죠. 저도 예전에는 문제풀이를 많이 했고요. 그런데 이게 교사의 과욕 아닌가 싶더군요. 5∼6개만 가르쳐도 그것으로 20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하는 게 진짜 교육이잖아요.”

이 학교 최혜정 교사의 대답이다. 물론 객관식·단순 계산형 시험이 주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문제풀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정규 수업시간에는 개념 위주로 가르치고, 문제풀이는 방과 후 시간을 적극 활용한다.

학교에는 수학체험실도 있는데, 수학 관련 각종 교구와 수학도서, 수학 잡지가 있다. 학생들은 1인 1교구를 갖고 직접 실험에 참여한다. 상·중·하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하고 서술형 문제도 수준별로 출제해 학생이 선택해 풀 수 있다.

삼성현중학교가 적극적으로 수학 수업 개선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투자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2012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창의경영학교 사업의 하나인 선진형 수학교실로 지정돼 연간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최 교사는 “수학 수업도 질을 높이려면 당연히 투자가 필요하다”며 “수학체험전과 수학 독서감상문 등의 프로그램 속에서 크고 작은 성취감을 맛본 아이들은 당장 학교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지 못하더라도 수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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