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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정희 불륜설 유포' 가정주부 37년 만에 무죄

입력 : 2014-04-01 06:25:00 수정 : 2014-04-01 17: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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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유명 女탤런트와 밀접교제”
지인에 소문 전했다가 법정행… 긴급조치 9호 위반 집유 받아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명 여자 탤런트 집을 드나들었다는 내용의 잡담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던 가정주부가 37년 만에 억울함을 풀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1977년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박모(72)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박씨는 1977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지인의 집에 놀러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잡담 수준에 그쳤던 박씨의 발언이 문제된 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유명 탤런트였던 정모씨의 집에 드나들었다는 소문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박씨는 탤런트 정모씨의 옆집에 사는 A씨가 알려줬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해 보이는 사람과 남자 3∼4명이 정씨 집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지인에게 전달했다.

박씨는 이어 “A씨에게 당시 남자 3∼4명이 찾아와 신분증을 보여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에 A씨가 ‘(그 남자가) 대통령이 틀림없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지인에게 전했다.

이후 박씨는 박 전 대통령과 정씨가 밀접한 교제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날조·유포했다며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전면 금지하거나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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