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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축제’… 한쪽에선 ‘탈출’

입력 : 2014-03-17 20:08:26 수정 : 2014-03-18 0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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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러, 거리 나와 환호… 反러 잇단 우크라행
크림共 의회 임시회의… 러시아 귀속 결의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에서 ‘러시아 귀속’이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되면서 크림반도 분위기는 ‘환희’와 ‘불안’으로 엇갈렸다.

크림공화국 의회는 17일 임시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과 러시아 귀속을 결의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공화국 총리는 정식으로 연방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직접 날아갔다.

세바스토폴 나기모프 광장에는 5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승리 분위기를 만끽했다. “세바스토폴! 러시아!”라는 구호가 광장을 메웠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축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 공무원들은 무대 위에 올라와 시민들과 러시아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크림공화국 주도 심페로폴 광장과 거리에도 시민들이 쏟아져나왔다. 러시아 국기가 물결치는 레닌광장에 망치와 낫이 그려진 옛 소련 국기를 들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시민 알렉세이(46)는 “환상적인 날이다. 최대한 빨리 내 여권을 러시아 여권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타타르계 등 반러시아 성향 주민들 사이에는 공포와 불안감이 엄습했다. 영국 타임스는 주민투표 전부터 크림반도 내 엑소더스(탈출)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심페로폴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루슬란은 “이곳에서 30년을 살았지만 이제 떠나야 한다”며 “나는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웹사이트 ‘Crimea SOS’를 운영하고 있는 타밀리 타셰바는 “타타르계 주민들이 크림반도를 떠나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서부로 가고 있다”며 “지난 닷새 동안 500여명이 망명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친러계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최소 몇 개월간의 경제적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크림반도 주민들은 은행으로 달려가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에서 잇달아 ‘주민투표’ 요구 시위가 벌어지면서 제2, 제3의 크림반도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투데이(RT)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와 도네츠크, 오데사 등에서 각각 수천명의 시민이 친러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하나다” 등 구호를 외치며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에 러시아 귀속에 대한 주민투표를 하라고 요구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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