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최연소 국가대표로 첫 출전… 크로스컨트리 실력 ‘일취월장’
최고령 박, 좌식스키 3번째 무대 “2018년까지 도전 계속하겠다” 2014소치 패럴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어린 최보규(20) 선수는 태어나면서부터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 1급이다.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태어난 최보규는 ‘설원 위의 마라톤’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구력이 필요한 크로스 컨트리에 출전한다. 설원 위를 쉴 새 없이 달려야 하기 때문에 가이드가 반드시 따라다녀야 한다.

최보규는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을 앞두고 한국이 야심차게 지원하는 기대주다. 운동 능력이 워낙 좋아 기록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최보규는 지난달 열린 장애인 동계체전 2관왕에 오른 뒤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16일 크로스컨트리 10㎞에 나설 그의 현재 기량은 패럴림픽 입상권에 진입하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평가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저변 확대를 위해 기량이 떨어지더라도 부여하는 와일드카드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4년 뒤의 평창은 그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최보규도 본인의 현재 능력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선두권과 격차를 줄이는 게 이번 올림픽의 목표”라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출발부터 도착 때까지 최보규를 옆에서 지켜주는 비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선수 출신의 서정륜 가이드는 “경력이 짧아 내리막과 언덕 등지에서의 동작이 아직 좋지 않다. 갈고 닦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최보규에게 아버지뻘되는 대표팀의 최고령인 박종석(47)에게도 평창은 꿈의 무대이다.
14년 전 8m 높이의 전신주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는 바람에 1급 척수장애인이 된 그는 절망을 털고 3회 연속 알파인 좌식스키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좌식스키는 척수장애나 뇌성마비 장애인이 앉아서 타는 종목이다.
스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낙하산 사고로 장애를 얻어 장애인 스키로 방향을 튼 김남제 감독을 만나 2004년 스키를 접했다.
추락사고로 장애를 입은 그가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코스를 내려오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무섭긴 했지만 내려올 때 느끼는 희열감에 빠졌다”는 그는 소치 대회 슈퍼 대회전에서는 이상 고온 때문에 슬로프가 녹아 변형된 탓에 결승선에 도착하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박종석은 주 종목인 회전(13일)과 대회전(15일)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정상급의 실력을 갖춘 그는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룰 것이라는 열망이 가득하다. 국내 유일의 장애인스키 실업팀 하이원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종석은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 선수가 참 부러웠다. 나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평창까지 내 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나이 차가 27세인 이 두 선수의 키워드는 오로지 ‘평창’이다. 소치패럴림픽에서의 성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평창을 향해 꿈을 꾸고 있기에 이들의 도전은 아름답기만 하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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