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기북부 오염된 미군기지 수년째 방치

입력 : 2014-03-07 02:12:08 수정 : 2014-03-09 20:25: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비싼 땅값·행정적 규제로 민간업체들 개발 엄두못내
오염 부지도 무방비 노출… 기초적 오염조사조차 안해
경기도 북부 지역의 미군 기지들이 반환된 지 최장 10년째 각종 규제로 빈땅으로 방치되고 있다. 주변 100∼300m 인근 지역엔 수십년 동안 오염된 토양이 정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경기 북부지역의 미군 기지 30여곳 가운데 반환이 완료된 곳은 21개 지역, 72㎢(2200만평)가량 된다. 이 가운데 동두천시에 있는 ‘진볼스’ 기지 858만㎡(260만평)은 2005년 반환된 이후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태이다. 애초 경기도와 동두천시는 이곳에 체육복합리조트 혹은 관광레저시설을 유치하려 했으나 비싼 땅값과 행정적 규제에 묶여 민간업자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6일 경기 북부청 관계자는 “원래 미군 군사훈련장으로 사용됐던 기지로 교통여건이 좋지않아 민간업체들이 개발을 주저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민간업자들이 참여하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지 내부는 국방부의 토양 정화작업으로 복구되었으나 기지 주변 200∼300m 주변엔 기름통과 찌꺼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2007년 반환된 의정부 시내 ‘캠프 에드워드’에는 이화여대 분교가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당시 땅 소유주인 국방부와 이대 측의 땅값이 맞지 않아 이대가 캠퍼스 이전을 포기했다. 기지 주변 한 주민은 “이대가 들어오면 지역 이미지도 좋아지고 경기 북부지역 활성화도 기대되는 만큼 국방부가 조금 양보하도록 경기도 등이 중재에 나섰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경북 영주에 본교를 둔 동양대도 2016년 ‘캠프 캐슬’ 11만㎡에 캠퍼스를 건립해 이사올 예정이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동양대는 미군들이 사용한 건물 철거비만도 15억원 이상 들기 때문에 이를 철거하지 않고 보수해 학교 건물로 사용하도록 허가를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관련 법 규정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기지 주변의 오염된 땅은 그대로 노출된 채 토양 오염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경기도 북부청에 따르면 반환 기지 가운데 정화가 필요한 기지 주변 땅이 15곳이 이르고 있지만, 기초적인 오염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 반환받은 기지 21곳의 내부 토지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연차적으로 정화를 완료했으나 15개 기지 주변 땅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의정부 시내 ‘캠프 에세이욘’의 경우 2009년 10월부터 기지 내부 토양정화작업이 진행됐으나 부대 담벼락 바깥쪽은 흙으로만 덮어둔 채 방치돼 있다. 이곳은 1960년대부터 2005년 반환 전까지 미군 유류 운송열차가 지나던 폐철도부지였다. 벙커 C유가 대량 유출된 철도 부지에는 독극물이 쌓여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에 2010년 11월 국방부에 정화명령을 내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는 실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학 이전과 민간 레저 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일부 주변지역 오염 정화는 환경부 조사와 지자체 행정명령에 따라 진행 중”이라면서 “주변지역의 환경오염정화를 철저하게 실시해 오염원 자체를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정승욱 기자 jswo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