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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간첩 의혹’ 유우성 미스터리

입력 : 2014-03-02 18:54:17 수정 : 2014-03-02 23: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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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당시 낙오된 탈북자 행세
2006년부터 대외활동 급증해
수사 과정 거짓말도 의심 근거
“李 영사, 조선족 통해 문건입수”
‘서울시공무원 간첩 사건’의 비밀이 검찰 손에 하나둘씩 풀려가고 있지만 사건의 핵심인물인 유우성(34)씨의 실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 등 공안당국은 “유씨의 간첩 행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존재한다”며 항변하고 있다.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조차 “전체적인 정황상 유씨의 행위가 유죄일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고 판결문에 기록하기도 했다.

유씨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재판부와 공안당국이 왜 그런 의혹을 갖게 됐는지 다소 의문이 풀린다. 유씨는 2004년 4월 중국여권으로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국내에 들어온다. 탈북 당시 유씨의 직업은 의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탈북자들의 대북 송금과 전화통화 중개, 밀수도 병행했다. 유씨는 입국 뒤 당국의 의심을 살 만한 행적을 보이지 않았다. 대구의 한 약대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그만두고 일용직 노동자와 보따리상을 전전해 누가 봐도 낙오한 탈북자로 비쳤다.

그런데 2006년 이후 대외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공안당국이 유씨가 북한 보위부의 사주를 받은 때로 지목한 시점이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유씨는 서울의 한 명문대 편입을 시작으로 탈북자들로 구성된 모임에 가입하거나 각종 포럼에서 탈북자 실태를 발표하는 등 대북 관련 사업활동에 열중했다. 공안당국도 이때쯤부터 유씨가 ‘화교’라는 의혹을 품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의 본격 수사체제 전환 이후 유씨와 여동생 가려(27)씨의 말 역시 의혹을 사고 있다. 공안당국이 “여동생과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탈북자 명단을 주고받지 않았느냐”며 추궁하자, 유씨는 처음에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쓴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공안당국이 유씨 남매가 PC방에서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화상 통화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여주자 유씨 남매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썼다”고 실토했다.

여기다 2012년 10월 가려씨를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데려오기 직전에 유씨가 자신이 쓰던 노트북을 포맷하고 휴대전화를 바꾼 점도 의심의 근거가 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씨 공판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유씨의 실체에 대한 공안당국의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은 중국 선양총영사관의 이인철 영사에게서 ‘조선족을 통해 중국당국의 관인이 찍힌 문건을 입수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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