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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 통해 살펴본 서울의 표정

입력 : 2014-02-28 18:58:27 수정 : 2014-02-28 18: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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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호 지음/열화당/1만5000원
도시의 표정/손수호 지음/열화당/1만5000원


‘공공미술’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1967년 영국에서 시작한 공공미술은 화랑에 전시돼 극소수만 볼 수 있는 ‘비싼’ 미술 대신 대중을 위한 미술을 지향한다. 도시의 공원이나 대규모 건물 옆에 있는 환경조각·벽화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도 대형 빌딩이나 공원을 새로 지을 때 건축비의 1%를 공공미술에 쓰도록 의무화한 이른바 ‘1퍼센트 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우리의 공공미술 환경은 좀 나아졌을까.

책은 서울의 주요 공공미술 현장 10곳을 탐방하고 쓴 보고서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의 ‘해머링 맨’, 옛 서울역사를 개조해 만든 ‘문화역서울 284’ 등이 그것이다.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저자가 보기에 공공미술의 대표적 성공작이다. 저자는 “역사성과 사회의식, 세련된 미의식이 조화를 이룬다”고 극찬한다. 반면, 세종대왕 동상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책은 지적한다. “조형물에서 자연스러운 비례의 미를 느낄 수 없고, 표정에 개성이 없다. … 후손에게 길이 물려줄 동상을 겨우 5개월 만에 완성하도록 요구할 만큼 행정은 조급했다.”

책을 읽고 나면 익숙한 서울 거리가 난생 처음 찾은 도시처럼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멋진 공공미술을 만나면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도 행여 불만족스러운 작품을 접하면 ‘저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혀를 끌끌 차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도시계획을 전공하려는 이들은 저자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하다. “공공미술이 특정한 장소와 제대로 어울리면 자연스레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 이를 통해 공간의 혁신이 이뤄지고, 후손에게 전하는 위대한 선물이 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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