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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아문 자리… 뽀얀 살 대신 울퉁불퉁 흉터가

입력 : 2014-02-23 21:04:24 수정 : 2014-02-23 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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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속 진피까지 다쳐 콜라겐 과다 증식, 붉은 색의 덩어리 피부 위로 올라와
수술·여드름·화상·BCG백신 등 원인… 귀걸이로 인해 귓불에 생기기도
상처 초기 관리 중요… 놔두면 더 커져, 재발 많아 치료후에도 1∼2년 관리해야
‘살짝 넘어졌을 뿐인데…설마 큰 흉터가 남기야 하겠어?’

지난해 8월 산에 오르다가 넘어진 A씨는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며 ‘곧 낫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오른쪽 발목이 꺾이며 흙길에 피부가 닿았다. 살점이 조금 떨어지고 피가 났다. 어린 시절 넘어질 때마다 자주 생겼던 상처와 비슷하게 보였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 흉터는 사라지지 않았다. 딱지가 떨어진 자리에 뽀얀 살은 차오르지 않고 대신 붉은 살점이 잡혔다.

뒤늦게 찾아간 피부과에서는 “켈로이드가 형성됐다”며 “주사와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가 땅에 갈릴 때 눈에 보이지 않게 불이 붙어 생긴 화상이라는 것이다. 초기 관리를 잘못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 사례다.

◆표면 위로 붉게 튀어나오는 흉터들

켈로이드와 비후성반흔은 일반 흉터와 다르다. 피부 속 깊이 자리하는 진피가 손상되면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식해 상처가 치유된 뒤에도 피부 표면을 밀고 나온다. 붉은색을 띠며 불규칙한 모양의 덩어리가 형성된다. 1∼2년 안에 없어지면 비후성반흔이지만 사라지지 않고 점점 커지면 켈로이드로 구분한다. 통증은 없지만 손으로 꾹꾹 누르면 저릿한 가려움증이 일어난다.

이런 흉터는 생각보다 쉽게 생긴다. 수술, 여드름, BCG백신, 귀걸이 구멍, 화상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화농성 여드름 때문에 목에 여러 개의 붉은 띠가 형성되는 심각한 사례도 있다. 

여성들은 귀걸이로 인해 귓불에 켈로이드가 잡힐 때가 많다. 피지 분비가 왕성하고 피부 장력이 작용하는 턱·가슴·귀·등·어깨 등에 잘 발생하지만 다른 부위에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켈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는 정상 피부까지 침범하며 커진다는 점이다.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도 줄거나 개선되지 않고 악화한다. 비후성반흔과 달리 치유된 뒤에도 재발할 수 있다. 켈로이드 예방에는 상처의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염증 부위를 방치하거나 자극을 주면 안 된다. 상처가 흉터로 자리 잡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켈로이드…수술만으로는 재발 가능성 커

켈로이드는 잘라낸 뒤 더욱 심하게 재발하는 천덕꾸러기 같다. 가장자리는 남겨두고 안쪽만 절제할 때 그나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술만 하는 경우 재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 압박 요법, 실리콘 젤, 방사선 요법 등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석화·최태현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1차적으로 모든 흉터에 시트(Sheet)를 붙이거나 연고를 바른 다음 12∼24시간 봉인하는 ‘실리콘 젤’ 치료를 하는 게 좋다. 2차적으로는 절제 수술과 함께 흉터 높이를 낮추고 붉은색을 옅게 해주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레이저·방사선 치료 등을 병행한다. 

피부과 전문의가 켈로이드를 치료하기 전과 이후 사진을 보여주며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삼성서울병원 이종희 교수팀이 갑상선 수술환자 110명을 조사한 결과, 수술 직후 흉터 치료를 받은 환자(56명)는 평균 4회, 한 달 뒤(26명)는 5회, 6개월 이상 방치 때(28명)는 10회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켈로이드는 치료 후에도 1∼2년 이상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켈로이드는 좀처럼 깔끔하게 없어지지 않는다”며 “원상태보다 심하게 일어나는 재발을 막으려면 고지방 음식을 절제하고 비타민 섭취, 피지 분비 억제 등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여러 부위에서 자주 나타난다면 피검사를 통해 유발인자를 확인해야 한다. 유전적으로 작은 상처에도 켈로이드가 발생하는 ‘켈로이드 체질’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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