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3분40초85로 함께 레이스를 벌인 네덜란드(3분37초71)에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서 주형준,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은 비교적 생소한 이름이다.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은메달을 한 개씩 따낸 이승훈(26·대한항공)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스타지만 주형준과 김철민을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세 명이 함께 하는 팀추월 종목에서는 이들의 실력이 따라줘야만 했다. 팀추월은 세 명 중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선수의 기록을 체크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처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 주형준과 김철민은 개인으로만 보면 세계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 성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주형준이 1500m에서 29위, 김철민이 5000m 24위로 중, 하위권의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그러나 팀추월에서는 달랐다. 주형준, 김철민은 리더 이승훈의 레이스를 뒤쫓으며 자신의 능력치 이상을 발휘했다. 김철민은 허리 통증으로 1500m 출전을 기권하는 가운데서도 팀추월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에이스' 이승훈도 두 후배의 '역주'를 칭찬했다. 이승훈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레이스가 내 위주였기 때문에 후배들이 힘들었을텐데 잘 참아줘서 메달을 땄다. 기특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주형준이 초반 2바퀴, 이승훈이 중반 3-4퀴, 김철민이 막판 스퍼트를 담당한 남자 대표팀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갔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렸던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음을 입증해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연'의 역할을 했지만 주형준, 김형준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어린 나이인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더 밝은 선수들이다.
김철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는 (이)승훈이 형에게 많이 의지했는데 4년 뒤 평창에서는 개인 실력을 더 끌어올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뉴스1>뉴스1>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