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체벌 받은 남고생이 같은 날 뇌사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학생에게 체벌을 내렸던 교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머리를 벽에 찧게 한 혐의(폭행)로 순천지역 고등학교 교사 A(5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8일 오전 8시30분쯤 순천 시내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재학생 B(18)군의 머리를 벽에 두 차례 부딪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지각했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으며, 오리걸음으로 복도를 왕복하는 벌까지 받았다.
B군은 이날 오후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몸풀기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 다만 뇌사와 관련한 어떤 징후도 B군에게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뇌사와 벽에 머리를 찧게 한 행위 간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었으나 ‘체벌 행위’의 수준이 과도하다고 판단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B군을 밀어 벽에 머리를 찧도록 했지만 낚아채 강하게 밀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선생님이 B군의 머리를 직접 잡아 벽에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찧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군이 입원했던 대학병원 의사 소견을 토대로 체벌과 뇌사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한편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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