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에 따르면 이 여성은 터키 출신의 성전환자인 에페 발(36)로 성매매가 주업이다. 최근 그간의 경험을 담아 ‘남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제목의 책도 냈다. 그의 요구는 세금을 내게 해달라는 것이다. 발은 “내 직업은 합법적인데 나는 세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탈리아인 대부분은 ‘세금 폭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지만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되레 세금을 내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세금을 내야 연금을 받을 수 있고, 가끔은 탈루 이유로 수입 이상의 세금고지서가 날아오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성매매를 업으로 삼고 있는 여성은 약 7만명으로 이중 절반가량은 외국 출신이다.
발도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지역 세무당국으로부터 벌금 45만유로(약 6억6200만원)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발은 “문의한 결과 그들은 2008∼2012년 사이 내 모든 은행계좌 내역을 훑었더라”며 “웃기는 것은 은행에 (성매매로 벌어들인) 수입 뿐만 아니라 부동산으로 번 돈도 있었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카롤(54·여)은 최근 연금을 받으려고 납세 문의차 세무서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그의 1년 수입은 4만유로에 불과한데 세무소 측은 7만유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당국이 자신들에게 세를 물리되 정확한 수입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은 “성매매 수입은 사람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 평균 수입을 기준으로 세액을 정한 뒤 나이가 들수록 부과액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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