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학생회장 양성호(26·사진)씨가 후배들을 구하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양씨는 체육관 천장이 무너지자마자 창문을 깨고 후배들을 탈출시켰다. 처음 탈출한 후배들을 안정시키던 양씨는 체육관 천장이 무너지고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자 다시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어갔다.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은 양씨가 무너진 철골 틈으로 들어가 학생들에게 “뛰어, 조금만 버텨”라고 외치며 필사적인 구출작업을 펼쳤다고 했다. 하지만 몇 분 만에 철골이 내려앉으면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그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양씨의 친구들은 그가 해병대 출신으로 평소 의협심과 리더십이 강하고, 정의로웠다고 전했다. 양씨는 복학한 뒤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을 맡았다. 이날도 신입생을 인솔해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아들의 비보를 듣고 달려온 어머니(52)는 든든했던 아들의 죽음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열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양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은 유가족과 지인들의 흐느낌과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사망자 명단 ▲고혜륜(19·여·아랍어과 신입생) ▲강혜승(19·여·아랍어과 신입생) ▲박주현(19·여·비즈니스일본어과) ▲김진솔(19·여·태국어과 재학생) ▲이성은(여·베트남어과) ▲윤채리(여) ▲김정훈(19) ▲박소희(19·여·미얀마어과 신입생) ▲양성호 ▲최정운(43·이벤트사 직원)
부산·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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