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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산기슭 위치 사고현장… 중장비 진입 늦어 사상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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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8 02:08:23 수정 : 2014-02-18 09: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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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측 제설작업 안해 사고 키워
철골 구조물 엿가락처럼 휘어져
구조대 절단하느라 작업 속도도 더뎌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현장은 고지대에 위치한데다 진입 도로의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사상자가 크게 늘었다.

경주 지역에는 최근까지 약 30㎝ 이상의 눈이 쌓인데다 이날도 눈·비가 내려 도로가 미끄러웠다. 사고 소식에 몰려든 경찰, 소방관, 군인, 취재진 등 중장비, 제설차량 등이 뒤엉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아수라장이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와 동시 통행을 할 수 없어 구조대의 현장 도착 시간이 늦어졌다. 체육관 외벽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일반 콘크리트 구조보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리조트 측은 대규모의 신입생 행사를 유치해놓고도 체육관 지붕에 쌓인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외국어대 교직원들이 17일 오후 남산동캠퍼스에 마련된 사고 대책본부에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사고 현장은 더욱 처참했다. 1200㎡의 규모의 체육관 아래로 천정 철제 구조물들이 M자 형태로 엿가락처럼 휘어있었고 구조대가 휴대용 절단기 등을 이용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또 철제구조물과 패널이 뒤엉켜 구조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눈이 많이 내린 데다 늦은 시간에 사고가 발생해 구조 작업을 벌일 중장비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구조가 지연됐다. 일부 소방대원들은 도로에 쌓인 눈 때문에 걸어서 현장에 접근하기도 했다.

구조대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높은 곳에 위치한데다 눈으로 도로가 미끄러워 구조 중장비 등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염화칼슘 등을 이용해 도로 및 인근의 눈을 제거하고 있지만 구조물을 뜯어내고 학생들을 구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빠른 구조를 위해서는 크레인을 투입해야하나 접근이 쉽지 않은데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추가 붕괴의 위험이 있다”며 “구조대원들이 일일이 휴대용 절단기를 이용해 철골 장비를 뜯어내며 구조를 해 작업속도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이 오래 지연될 경우 18일 오전1시 현재 매몰돼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15∼20여명의 학생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우려가 있다. 최대한 빨리 구조작업을 벌이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추운 날씨 탓에 강당 출입구를 모두 닫고 행사를 한 것도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된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

행사에 참가했던 학생 이모(19)군은 “사고 발생 당시 입구로 한꺼번에 수백명이 몰리면서 우왕좌왕하느라 대피가 늦었다. 일부는 창문을 통해 탈출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주=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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