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황식 VS 친이 정몽준 조짐
경선 과정 조직력이 주요 변수
친이계 재선그룹 영향력 주목 새누리당에서 계파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5월 원내대표 경선과 6월 지방선거, 7·30 국회의원 재보선, 8월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등 ‘금배지’의 정치운명을 좌우할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야권에 밀리다 최근 ‘빅매치’ 가능성이 고조돼 반전의 계기를 잡은 서울시장 당내 후보 경쟁에서 예고편이 터져 당 지도부를 고민에 빠뜨렸다.

18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비박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두 사람이 연대하면 친박·친이의 전면전은 불가피하다. 현행 당 규정상 경선은 대의원과 당원, 일반국민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2대 3대 3대 2의 비율로 반영한다. 조직 싸움이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구조다. 김 전 총리를 측면 지원할 주류 친박과 친이계가 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 의원이 7일 주최한 ‘은평포럼’에서 특강을 한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재오 선배께서 그런 면(계파갈등)을 걱정하시는 이유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맞장구쳤다.
외관상 양측의 조직력은 엇비슷하다. 서울시당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위원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과 정두언,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재선 및 그 이상도 적잖다. 하지만 본보 설문조사에서 계파와 상관없이 서울지역 현역 16명 중 11명은 3자 빅매치를 지지하며 이 의원과 생각이 달랐다. 또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대표는 친박계 이성헌(서대문갑) 전 의원이다.
11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김 전 총리와 같은 날 출마를 선언할 이혜훈 최고위원 측은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비주류가 다가올 이벤트에서 결집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친박계 중진은 기자와 만나 “친이계 중 2012년 총선에서 살아남은 재선그룹이 여권 지도부에겐 매우 위험스런 존재”라고 내다봤다. 국회 상임위에서 간사를 맡은 강석호(국토위), 권성동(법사위), 김성태(환노위), 조해진(미방위), 김희정(교문위) 의원 등 친이계 재선의 경쟁력과 전투력이 상당한 만큼 이들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목소리가 큰 이들이 결속을 다지며 친박계가 삐끗할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원만한 국정운영을 하려면 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주류 원희룡 전 의원도 “재보선이 끝나면 지금 같은 친박 독주 체제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초회’도 원내대표 경선 전 조기전대를 주장하며 지도부를 압박 중이다.
원내대표 경선과 8월 전대에서는 계파 갈등이 더 노골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천종·김채연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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