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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전세는 안녕하십니까] 월세·반전세 급증… 쇠락기 맞는 전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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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04 06:00:00 수정 : 2014-02-04 15: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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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여파 집주인들 월세 선호
세입자들 울며 겨자먹기 ‘강제전환’
서울 등 주요 대도시에서 전세제도가 쇠락기를 맞고 있다. 전세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만기 1년 전부터 예약을 걸어놓거나, 대출이 많은 아파트라도 전세라면 무조건 들어가고 보는 가구가 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강제 전환’되는 서민도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에 사는 최모(40)씨도 전세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최근 전세 만기를 한 달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8000만원을 올려 재계약하자는 통보를 받았다. 소득과 지출이 뻔한 월급쟁이 신세에 단번에 목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최씨에게 집주인은 “3월까지 집을 비우라”고 했다. 그 사이 올린 전세금으로 새 세입자까지 찾아놨다. 최씨는 부랴부랴 다른 전세 아파트를 찾아봤지만 한숨만 쉬고 있다. 그는 2일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에게 급격한 환경변화는 좋지 않으니 전세가 안 되면 근처에 반전세나 월세까지도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원래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주거 형태로 1970년대 이후 관치금융 여파로 급격히 확산돼 왔다. 정부가 수출기업에 자금을 인위적으로 할당하다 보니 개인들은 자금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집주인은 세입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보증금은 사실상 무이자 은행대출 역할을 해왔다. 세입자로서도 나쁠 게 없었다. 전세 주거비용이 저렴한 데다 보증금은 내집 마련으로 가는 사닥다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주거비용은 전세가 주택가격 대비 2% 정도로 가장 싸다”면서 “자가는 통상 3∼4%, 월세는 아파트 기준으로 5∼6%(단독·연립주택은 9∼10%)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전세 주거비용이 자가의 5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전세가구는 전국 1773만3831가구 중 366만4820가구에 이른다. 반전세(보증부 월세)와 월세는 각각 329만8551가구, 48만1194가구에 이른다. 박 위원은 “임차가구 중 전세를 선호하는 비중이 80%에 이르지만 저금리 여파로 집 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해 수급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비싼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가구는 결국 반전세 혹은 월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기획취재팀=주춘렬(팀장)·나기천·김예진·조병욱 기자 investigati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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