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2010년 공식문서에 동해 병기

무기감축보고서에 일본해와 함께
버지니아주 병기 법안 2월 결론

미국 정부가 2010년 발간한 공식 보고서에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한 지도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하나의 명칭만을 지도에 쓴다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일본해를 고집한 방침과 어긋난다.

2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려진 2010년 재래식 무기감축 관련 보고서 17쪽 지도(사진)에는 ‘일본해(Sea of Japan)’ 아래 괄호 안에 ‘동해(East Sea)’가 함께 적혀 있다. 국무부 정치군사국이 매년 발간하는 ‘안전한 지구를 향한 발걸음(To Walk the Earth in Safety)’라는 공식 보고서다.

2008년과 2009년 보고서에는 ‘일본해’로만 표기돼 있으며, 2011년 이후 보고서에서는 명칭 표기가 사라졌다. 지금은 지도조차 보고서에 등장하지 않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동해·일본해 병기’ 논란에 대해 “미국 정부는 지명위원회가 결정한 명칭을 사용하며 그 해역의 표준 명칭은 일본해”라며 “한·일 양국이 함께 노력해 서로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서 동해를 병기하도록 하는 법안은 29일 주 하원 교육위원회 산하 초중등교육소위원회에서 다시 심의에 오른다.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이 최종 법률로 제정되기 위해서는 하원 소위에 이어 상임위, 본회의를 거쳐 주지사 서명까지 거쳐야 하는데 다음달 중순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회장 피터 김) 등 한인단체들은 일본 측의 로비업체 등을 통한 반대 움직임에 맞서 하원 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하원의원 20명가량이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나머지 80명의 찬반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모든 하원의원을 상대로 전화통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동해병기의 타당성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