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인도 서벵갈주 경찰은 전날 집단 성폭행 및 지시 혐의로 비르붐 마을 주민 13명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일 같은 마을에 사는 20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
사건은 이 여성과 지난 5년 간 사귀어온 이웃마을 남자친구가 이날 청혼을 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동네에서 낯선 이를 발견한 한 주민이 촌장에게 알리자 촌장은 마을 청년에게 두 남녀를 붙잡아오라고 시켰다.
이어 마을에서 금하고 있는 타 마을 사람과 교제한 두 사람의 신병처리를 위한 마을 재판이 열렸다. 재판 결과 두 사람에게 ‘사랑한 죄’ 혐의로 각각 2만5000루피(약 43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고 남자친구는 돈을 지불한 뒤 마을을 떠났다.
하지만 여성의 부모는 벌금을 낼 만한 형편이 안된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족장은 재판을 지켜봤던 마을 주민들에게 “부모가 벌금을 못낸다 한다”며 “너희가 저 소녀와 재미보는 것으로 벌금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비르붐은 타 마을 사람과의 결혼 또는 교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0년에도 ‘다른 마을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는 이유로 최소 3명의 마을 여성이 발가벗겨진 채 골목 곳곳을 끌려다니기도 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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