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지난 中 자료 활용… 정밀 예측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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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유입된 스모그로 전국 곳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7일 오후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뿌옇게 변한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을 걸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발령된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오후 4시에 해제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평균 85㎍/㎥ 이상으로 2시간 동안 계속될 때 발령되며, 50㎍/㎥ 이하로 떨어지면 해제된다. 김범준 기자 |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해 8월 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했지만 잇단 ‘헛다리 예보’로 불신을 키우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가 빗나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기술력에 있다. 미세먼지 예측 모델을 만든 안양대 기후에너지환경융합연구소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일반적인 기상모델에 먼지를 다루는 광화학모델을 결합해 만든다. 두 모델이 모두 맞아야만 정확한 예보가 가능한 셈이다. 더구나 모델에 중국발 오염물질 수치를 입력해야 하는데, 중국은 3∼4년 주기로 자료를 공개해 2008∼2009년 자료를 예측에 활용하는 형편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특히 시간단위 변동폭이 큰데도 다음 날 24시간 평균 예상값을 기준으로 ‘좋음’부터 ‘매우 나쁨’까지 5단계 예보를 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예컨대 양천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날 오전 내내 200㎍/㎥ 안팎을 기록하다 낮 12시 224㎍/㎥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오후 4시 50㎍/㎥으로 뚝 떨어졌다.
24시간 평균으로 따지면 ‘보통’으로 예보할 수 있지만, 이를 믿고 아무런 대책 없이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조급한 행정이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애초 환경부는 올 2월부터 미세먼지 예보를, 내년 1월부터 초미세먼지(PM 2.5) 예보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을 반 년 이상 앞당겨 지난해 8월부터 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했고, 초미세먼지는 5월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업무가 지방자치단체와 기상청, 환경과학원으로 분산돼 있는 것도 문제다. 기상청과 환경과학원은 다음달 14일까지 기상청 내 미세먼지 통합예보실로 업무를 일원화하기로 ‘뒷북’ 결정을 했지만 예보업무는 여전히 지자체와 통합예보실이 제각각 하게 돼 혼선은 피할 수 없다. 이날도 환경과학원은 서울의 농도를 ‘보통’으로 전망했지만, 서울시는 ‘민감군 영향(‘약간 나쁨’에 해당)’으로 서로 어긋난 발표를 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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