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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사청 ‘선행연구’ 착수 왜…?

입력 : 2013-12-31 06:00:00 수정 : 2013-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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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백·허송세월 부담감… 사실상 '사업 리모델링' 방위사업청이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위한 선행연구에 착수했다는 것은 F-X 사업이 새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은 2009년 F-X사업 초기 선행연구를 통해 사업 지도를 그렸으나 구매 대수가 당초 60대에서 40대로 줄어들면서 F-X사업 추진 구상을 새로 짤 수밖에 없게 됐다.

◆구색 맞추기 절차… 그러나 속내는 복잡

지난 11월22일 군은 최윤희 합참의장 주재로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F-X 기종 선정과 관련, 첨단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을 갖춘 차기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작전요구성능’(ROC)을 수정해 심의 의결했다. 그런 뒤 가용재원(8조3000억원) 등을 고려해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스텔스기인 F-35A 40대를 수의계약으로 우선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40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력화하고, 추가로 확보할 나머지 차기전투기 20대는 2023∼2024년 전력화를 목표로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선행연구는 이러한 수의계약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갈지를 사전 검토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선행 연구에 착수한 정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그동안 허송세월한 데 따른 부담이다. 방사청이 외부전문기관에 주던 선행연구 용역을 직접 떠안은 것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오태식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장은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선행연구를 마무리해 사업방침을 세울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사업이 또다시 삐걱대는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행연구 단계에서는 ROC에 맞는 F-X 도입 대수와 가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아직 록히드마틴에서는 정확한 F-35A 가격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지만 예산 증액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문제로 F-35A 도입 대수를 줄이거나 F-35A 도입 자체를 없던 일로 할 경우 또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하지만 전력공백에 따른 군내 수요를 감안하면 F-X 사업 기조가 변경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기술과 전투기 생산 경험 이전을 약속한 유로파이터를 F-35A와 함께 혼합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군은 이미 F-35A가 들어올 경우 전력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기존 전투기 수명을 늘려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전문가들은 군당국이 개발 중인 F-35A를 수의계약을 통해 확보하되 최소한(20대 정도)으로 줄이고 다목적 하이급 전투기를 들여와 전략적 유연성을 키우고 전력공백 가능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실로 다가온 전력공백

군 당국은 내년부터 한국형전투기를 개발하는 KF-X 사업 체계개발에 들어가 2025년까지 8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형전투기가 체계개발을 끝내고 시험비행을 거쳐 양산에 돌입, 전력화되는 시기가 2030년 이전에는 불가능하다는 답이 나온다. 전투기 체계개발은 시험비행을 위한 시제기를 4대 정도 만드는 과정으로, 비행테스트를 거쳐 전력화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의 전력공백이 본격화되는 2020년 중반에 한국형 전투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은 이미 틀어진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KF-X 개발 타당성 조사만 6차례나 하면서 시간을 허비한 결과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2030년에나 공급된다면 공군은 2025년까지는 전투기 120대 정도를 추가로 외국에서 도입할 수밖에 없다. 이번 차기전투기 도입사업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전투기 도입사업을 시작해 2018년까지 추가 도입 전투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투기 도입 또한 구매에서 전력화까지 5년 이상 걸린다. 공군은 현재 45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2020년대 중반까지 모두 240여대가 노후화돼 도태될 예정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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