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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통일과동북아평화] <6> 한국 ‘통 큰 외교’ 보여줄 때

입력 : 2013-12-13 20:56:44 수정 : 2013-12-13 20: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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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사 재무장 맞서 군비경쟁 안돼
日 끌어안고 中과 대화 넓혀가야
일본의 군사 재무장이 속수무책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1998년 8월31일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하자마자 재무장의 길로 본격적으로 들어 선 일본은 중국이 센카쿠를 넘보기 시작하자 아베 정권은 작심한 듯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북한이 빌미를 준 대포동 미사일에는 첩보위성 4기 체제의 구축으로 맞섰고, 지구상 모든 물체를 하루에 한 번꼴로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중국의 해양세력 확대에 대해서는 잠수함 16척 체제를 22척 체제로 확대하며 중국의 잠수함과 수상함이 동중국해, 남중국해로 나가는 물속까지 8척의 잠수함을 상시 배치해 견제태세에 들어갔다.

북한 대포동 미사일을 대기권에서 요격하기 위한 이지스함도 6척 체제에서 8척 체제로 늘려 함경북도 대화군 무수단리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이기만 하면 동해에 2척을 급파한다는 것이다. 공중급유기도 2개 부대로 늘린다. 1개부대에 4기씩이니까 8기가 되는 것이다. 전투기 24기에 공중급유기 6기가 필요하니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의 전투기는 24기가 늘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 정치학
지금 일본과 중국의 재래식 군사력을 평가하면 질적인 측면에서는 일본이 우세하고 양적인 관점에서는 중국이 유리하다. 잠수함을 예로 들면 일본은 잠수함 외부에 흡음타일로 무장된 소류급 스텔스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잠수함에 압도적 실력을 자랑한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의 로켓 실력은 이미 대륙간 탄도탄 능력이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군사용 미사일로 전용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외교적으로도 재무장의 길로 들어섰다.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정책 구축으로 일본 군대가 미국이 외국으로부터 공격 받으면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고 미국이 이 정책을 지지했다. 일본 재무장을 막았던 미국이 60여 년 만에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의 엄청난 재정적자로 국방비 부담이 큰 것이 이유다. 만약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중국의 침략을 받게 되면 미국이 자동개입하게 돼 있다.

일본의 재무장이든 중국의 해양세력 확대는 이제 멈추기 어려운 형국이 돼 있는 것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다. 중국은 대륙 남단 하이난다오에 물속으로 드나들 수 있는 잠수함 기지를 완공했고 차기 항공모함이 기항할 수 있는 부두를 건설해 놓았다. 사거리 1500㎞가 넘는 둥펑 21 미사일을 동부해안 쪽에 빼곡히 배치할 계획이어서 미국의 항공모함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게끔 될 것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 가까이 되면서 한국은 주변국의 치열한 군비경쟁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우선, 군사적으로는 최대한 비대칭 전력으로 맞서야 할 것이다. 일본과 중국보다 경제력이 약한 한국이 군비경쟁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 무작정 무기만 사들일 수는 없지 않은가. 방어력이 높은 미사일과 은밀한 군사력인 잠수함 전력으로 맞서야 한다. 그리고 한국이 주도해 군비경쟁을 줄이는 동북아 평화프로세스 체제를 출범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한·일 관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는 지속적으로 추구하되 거시적 측면에서 한·일 관계는 좋아져야만 한다.

중국과 달리 한국과 일본은 그나마 민주주의의 경험이 많은 나라다. 민주주의를 중국에 전파시켜야만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미래가 있다. 그래서 미우나 고우나 일본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외교통로와 미디어를 통해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승적 차원에서 한국이 먼저 손을 내밀고 일본을 끌어안고 중국과의 대화를 넓혀 가며 무기 구매 경쟁 상태인 동북아를 경제 번영의 체제로 변화시켜야만 한다. 동북아에 평화의 대화 체제를 만들 자격이 가장 좋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지나간 역사에서 한국은 주변국을 침략해 본 적이 없는 나라이고 국제적 위상도 세계 속에 한국이 돼 있다. 통 큰 외교의 기회가 한국에 오고 있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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