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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요구성능 미충족·비용 초과”… 보라매사업 무산되나

입력 : 2013-11-21 06:00:00 수정 : 2013-11-22 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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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 개발 적신호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적신호가 켜졌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의뢰한 보라매사업 연구 용역결과 사업타당성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21일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신규개발과 기존플랫폼(FA-50 경공격기) 개조 방안을 놓고 한국형전투기 개발 타당성을 조사했다”면서 “그 결과 ‘현 시점에서는 사업추진의 타당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세계일보가 확보한 '보라매사업' 연구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평가원은 그 이유로 ▲군 요구성능(ROC) 미충족 ▲전력화 지연 ▲비용초과 ▲해외 기술협력업체 미선정 ▲국제공동개발 불확실 등을 꼽았다.

또 한국형전투기를 개발할 경우 신규개발과 기존플랫폼 개조 모두 공대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전력화 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3∼5년 늦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개발비 역시 국방중기계획상의 예산보다 훨씬 많은 9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공동개발도 구체적인 일정, 비용분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더 큰 문제로 차기전투기(F-X) 사업이 재검토 수순을 밟으면서 해외 기술협력업체(TAC)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가원 측은 “차기전투기로 선정된 기종을 생산하는 업체가 국내 업체와의 기술협력 주체가 되는 것은 국산 전투기 개발 추진의 전제조건”이라며 “현 시점에서 차기전투기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았으므로 해외기술협력 주체도 없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산 전투기 개발의 전제조건인 F-X 사업이 기술 이전이 어려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미 록히드마틴의 F-35A를 선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향후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 개발 대신 해외에서 전투기를 구매하자는 주장에 대해 평가원은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축한 국내 항공산업 인프라를 없애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평가원은 “한국형전투기가 체계개발에 착수하려면 비용, 국제공동개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수”라며 “개발비 증액을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차기전투기 기종선정이 이뤄지는 즉시 국내업체와 기술협력방안을 논의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은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표면화됐다.

이에 따라 2002년 11월 합동참모본부는 국산 ‘KF-16+급’ 전투기 120대를 장기 신규 소요로 결정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한국형전투기 개발은 이후 5차례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치면서 부침을 거듭했다. 2003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2006∼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서 ‘타당성 없음’ 판정을 받아 퇴출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2009년 공군 의뢰로 실시한 건국대 연구조사에서 ‘타당성 있음’ 결과가 나오면서 2010년부터 기본설계인 탐색개발을 진행하는 등 기사회생했다. 그럼에도 여러 기관에서 공식·비공식 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국내 개발 또는 국외 구매 방식을 놓고 의견 대립이 빚어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보라매 사업의 적극 추진을 주장하고 있으며 공군도 직구매 항공기보다는 국내개발 항공기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KIDA가 ‘개발비 10조원에 수출 가능성 희박, 타당성 없음’ 결론을 내려 보라매 사업은 또 한 차례 된서리를 맞았다.

연구기관마다 조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자 정부는 올해 KISTEP 주관으로 6번째 타당성 연구를 진행했다. 사업추진 타당성이 미흡하다는 평가원의 이번 조사 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렇지만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공교롭게도 이번 조사 결과는 금명간 발표될 차기 전투기 기종 발표와 맞물리면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세계닷컴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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