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직원의 2분의 1… ‘유리천장’ 안 깨져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유리천장 깨기’ 사례가 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여전히 ‘여풍 무풍지대’로 꼽힌다. 공공기관 직원 대상 조사에서 여성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부장급 이하 직위에서 퇴직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고위관리자나 임원까지 승진할 것으로 생각하는 여성근로자는 5명 가운데 1명꼴에 불과하다. 박근혜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비율을 높이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보수적인 인사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단기간에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희망 퇴직 직위에서는 남녀 근로자 모두 예상 직위보다 높은 직위를 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 퇴직 직위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희망 퇴직 직위가 남성보다 대체로 낮았다. 여성근로자의 희망 퇴직 직위는 임원급·경영진이 18.3%, 처·실장급이 24.0%였다. 남성 근로자의 희망 퇴직 직위는 임원급·경영진이 28.6%, 처·실장급이 36.5%였다.
한 공기업 과장인 정모(45·여)씨는 “공공기관은 민간기업에 비해 인사규정, 진급절차가 엄격하게 정해져 정부 정책이나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조직 다수가 남성인 상황에서 여성임원 할당제 같은 정책이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등이 승진에 장애가 되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한준 조세재정연구원 공공정책연구팀장은 “공공기관은 직업 안정성이 높아 여성근로자들이 승진을 위한 경쟁보다 안정을 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선배 여성 인력의 육아에 따른 휴직이나 퇴사 등 경력단절을 경험했거나 자신이 핵심 업무 배제라는 ‘유리벽’에 가로막혀 승진에 대한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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