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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야, CF야”… TV 간접광고 홍수

입력 : 2013-11-04 21:35:14 수정 : 2013-11-05 00: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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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노골화… 시청자 불만 TV 속 드라마가 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작사들은 쉽게 제작비를 벌고, 기업들은 적은 돈으로 최대의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 광고 같은 드라마를 양산하고 있다. 업계는 ‘한류 드라마’ 확산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무차별적으로 광고에 노출되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창 드라마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흐름·스토리와 연관없는 광고가 튀어나와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한 장면. 녹색 병 음료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드라마’야 ‘광고’야


드라마만큼 사람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은 없다. 그런 탓인지 드라마 내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PPL 경쟁이 가장 뜨거운 드라마는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다.

재벌가 2세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로 이민호, 박신혜, 최진혁 등 스타급 연기진이 총출동하고 있다. 여주인공 박신혜(차은상 역)의 아르바이트 장소인 망고식스가 메인 제작지원사다. 망고식스는 전작 ‘신사의 품격’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한껏 높였다. 주인공 장동건과 김하늘이 만난 장소를 제공, 설립 2년이 안 돼 국내 100호점을 돌파했다. 리바트(가구), 레노마 스포츠(의류), 한국제지(종이컵, 쇼핑백 등), 마모트(의류) 등 크고 작은 기업들도 앞다퉈 ‘상속자들’에 제작비 등을 지원하고 나섰다.

제작진에게 먹거리를 지원하는 PPL 기법도 있다. 국내 오리업계 1위 기업인 ㈜코리아더커드는 지난달 28일부터 방영되는 MBC월화기획 ‘기황후’ 제작발표회에서 오리고기와 쌀을 기부했다. 이 회사 박은희 상무는 “드라마가 장기간 진행되는 특별기획이기 때문에 제작진과 출연진이 건강을 잃지 않고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리아더커드는 매회 드라마 종영 후 ‘바 광고’로 회사를 알린다.

◆PPL은 제작사와 기업의 ‘기형적 공생’

제작사들은 손쉽게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PPL을 선호한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자금이 뒷받침돼야 좋은 출연진으로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고 항변한다. 특히 한류 열풍 이후 드라마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PPL 없이 제작비를 충당하는 건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상 기업들이 회당 내는 비용은 1500만원선. 한 드라마당 20∼30개 기업이 PPL로 제작비를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제작사는 20회짜리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PPL로만 60억∼90억원 상당을 투자받는 셈이 된다. 이쯤되면 ‘드라마가 아니라 20회짜리 광고를 찍는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PPL을 점차 허용하는 법도 문제다. 2011년 초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교양 프로그램(어린이 프로그램·뉴스 제외)에도 PPL이 허용됐다.

기업들로서도 PPL은 회사 이미지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업계에서는 제작 여건상 PPL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심의기준에 관한 합의된 가이드라인을 주문한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총괄팀장은 “드라마는 문화이지만 산업적으로도 볼 필요가 있다”며 “한류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와 한국 제품을 홍보하는 건데, 이는 고려하지 않고 시청권 보장만 주장하면 산업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송은아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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