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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기는 독자들과 역사 알아가는 과정”

입력 : 2013-11-04 21:17:28 수정 : 2013-11-04 22: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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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문학상 수상 구소은씨
“日 건너간 제주해녀 아픔 다뤄
한·일 현실에 관심 계기됐으면”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어수선할수록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양국의 현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 소설 쓰기는 독자들과 함께 몰랐던 역사나 아픔을 같이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제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자 구소은(49·사진)씨가 4일 수상작 ‘검은 모래’의 무대인 제주 우도 현장에서 문학담당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마감 사흘을 남겨두고 이 상의 존재를 알았다”면서 “5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수상작은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 출신 잠녀가 일본 바다로 ‘출가 물질’을 나갔다가 도쿄 남쪽 화산도 미야케지마(三宅島)에 정착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4대에 걸친 이야기다. 주인공인 잠녀 ‘해금’이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한국인 남자를 만나지만 한국전쟁에서 그 남편은 희생되고 만다. 유복자를 품고 일본 남자와 결혼해 낳은 아들이 겉은 일본인이지만 피는 순수 한국인인데도 일본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어머니의 조국을 배격하며 갈등관계에 놓인다. 이 아들의 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역사적 상처로 인해 쉬 섞이기 힘든 한국과 일본의 배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썼고 습작 기간도 길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유심히 소재들을 탐색했다”면서 “조선 해녀들이 미야케지마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현지를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고 자료를 뒤져 소설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초고의 제목은 우도의 지명인 ‘검멀레’였는데 대중적인 소통을 위해 ‘검은 모래’로 바꾸었다고 한다.

구씨는 “이 이야기만큼은 꼭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절박함이라기보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었다”면서 “세상 밖으로 꺼내주기를 기다리는 소재를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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